반기문 전 총장이 이루지 못한 미완의 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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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9회 작성일 25-12-15 09:36본문
반기문 전 총장이 이루지 못한 미완의 꿈은?
UN피스코, ‘SDGs 대상 수상 축하 환영 송년회’ 개최
여성의 정치‧사회적 지위 향상은 절반의 성공
가장 큰 성과는 'SDGs 17개 항목' 합의와 '기후변화협정'
- 박철의 기자
- 입력 2025.12.14 18:00
- 수정 2025.12.15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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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여의도 한국스카우트 홀에서 개최된 '2025유엔피스코 SDGs 대상 수상 축하 환영 및 의장단 송년 간담회'에서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축사를 하고 있는 장면.“인류가 어떻게 하면 배고프지 않고 병에 걸리지 않으면서, 교육도 잘 받고 남녀 간에 성차별이 없고 어떻게 하면 더 발전시킬 수 있느냐 이러한 것이 인류의 오래된 꿈이었습니다. 제가 유엔사무총장 임기 동안 두 개의 목표는 달성했다고 자부하는데 나머지 하나는 절반의 성공에 그친 것이 제일 아쉽습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유엔피스코 명예이사장)이 지난 12월 11일 여의도 한국스카우트 홀에서 개최된 ‘2025유엔피스코 SDGs 대상 수상 축하 환영 및 의장단 송년 간담회’에서 축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는 김덕룡 유엔피스코 이사장을 비롯해 강태선 BYN 블랙야크 회장, 김성수 한라병원장, 이찬희 한국스카우트연맹 회장, 권경훈 두산건설 회장, 신원칠 서봉전자 사장, 설규종 청운한국학교 이사장 등 70여명이 참가했다.
이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 사무총장 재임 10년을 돌아보며 “국제사회가 가장 분명하게 기억하는 성과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기후변화협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여성의 정치·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은 끝내 절반만 이뤘다”며 임기 중 이루지 못한 과제로 남았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강의에서 “사무총장 재임 중 무엇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은 쉽지만 답은 어렵다”면서도, “첫째는 전 세계 정치·경제 지도자와 시민사회, 남녀 대표들이 참여해 지속가능발전목표 17개 항목에 합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SDGs를 두고 “인류가 굶주림과 질병에서 벗어나고, 교육과 성평등을 이루며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는 오랜 꿈을 처음으로 하나의 국제적 약속으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 성과로 기후변화협정을 꼽았다. 반 전 총장은 “지구의 지속을 위해서는 기후변화를 해결하지 않으면 인류의 희망이 없다”며 “회원국 193개국과 교황청,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195개 주체의 전폭적 합의로 협정을 채택한 것은 임기 중 가장 드라마틱한 성과였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협정 채택과 SDGs 발표를 확인한 뒤 “안심하고 유엔을 떠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UN피스코가 11일 개최한 ‘2025유엔피스코 SDGs 대상 수상 축하 환영 및 의장단 송년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장면.반면, 이루지 못한 과제로는 여성의 정치·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을 지목했다. 그는 “유엔 내 여성 전담 기구를 만드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목표 달성은 ‘반만’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 배경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의 거부권 구조를 언급하며 “한 나라만 반대해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불공평한 제도”라고 지적했다.
반 전 총장은 국제 분쟁과 기후 대응에서 거부권이 초래한 한계도 짚었다. 그는 “미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가장 많이 행사하며 국제질서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후변화 대응의 현실적 난관으로는 온난화의 주범인 CO₂ 주요 배출국의 책임 문제를 들며 중국과 미국을 꼽았다. 전 세계에서 중국의 CO₂ 배출량이 무려 22%, 미국이 12%, 한국이 10% 가량인 반면 아프리카 54개국은 4%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의 CO₂ 배출량은 전체의 12%가 포스코라고 지적했다. 이에 포스코를 세차례 방문, 석탄사용 제한을 강력하게 요구하던 경험도 전달했다.
그는 “유엔사무총장 시절, 포스코를 3번 찾아가 석탄을 수입해 철광석을 정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CO₂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회장을 비롯해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다"며 “이런 노력 끝에 최근 포스코가 수조원을 들여 수소 환원 제철소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선윤관 화신이앤비 회장, 김성수 한라병원장, 김덕룡 유엔피스코 이사장,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설규종 청운학교 이사장, 신원칠 서봉전자 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장면.아울러 그는 기후 대응을 위해 “재임 기간 거의 모든 나라를 다녔고, 남극과 북극 등 극지방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며 현장 설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SDGs는 구속력이 없는 권고인 반면, 기후변화협정은 법적 성격을 띠지만 일부 국가는 이를 지키지 않거나 탈퇴했다”고 현실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기에 이어 2기에서도 기후변화협약을 탈퇴한 것을 염두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강의말미에서 반 전 총장은 “기후변화는 해수면 상승과 도시 침수 등 실존적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합의와 이행 없이는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유엔 사무총장 재임의 성과와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며, 글로벌 거버넌스의 구조적 과제를 다시 환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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