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재외동포청 브리핑은 ‘선착순’… 기자가 ‘쫄(卒)’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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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회 작성일 25-12-16 09:30본문
김경협 청장, 취임 후 언론과 대화 자리 없어
(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석호 기자
재외동포청(청장 김경협)이 오랜만에 업무 브리핑을 한다고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2026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브리핑한다는 내용으로, 12월 19일 오후 1시 반부터 2시까지 정부청사 서울 본관 브리핑실에서 개최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장소가 협소해 ‘선착순 50명’으로 제한하고, “주차장 이용도 불가능하다”면서 사전 등록하라고 통지했다.
재외동포청이 기자브리핑을 하는 것은 사실 1년에 한 번이다. 세계한인회장대회나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때 기자회견을 갖기는 하지만, 행사에 국한돼 동포청 여타 업무에 대한 문답은 이뤄지지 않는다.
재외동포청이 인천 송도에 있다 보니 업무 브리핑을 자주 못하는 것은 이해되는 일이다. 정기 브리핑할 특별한 업무도 없는 데다, 자리를 마련해도 송도에까지 가서 참여할 기자들이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1년에 한 번쯤은 하고 넘어가야 하니 차기 연도 업무추진 계획 브리핑이 적격이다. 그 정도는 언론들에 알리고 싶을 것이다.또 외교부 출입 기자들도 참여하도록 하자니,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다고 했다.
하지만 브리핑 시간이 30분밖에 안 되다 보니 무슨 얘기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내년도 계획이 아무리 간단하다고 해도 30분으로는 질의응답 없이 동포청 발표로만 끝나지 않을까 싶다.
재외동포청 업무에 관심을 두는 매체는 국내에 극히 소수다. 동포 전문매체 서너 개를 제외하면, 동포청이 밥을 짓든 죽을 쑤든 별 관심이 없는 게 현실이다.
나아가 동포청이 새해라고 새롭게 내놓을 행사나 업무도 달리 없다. 1천여억 원의 예산으로는 매년 해오던 일을 하는 데도 버거울 것이기 때문이다. 매년 열리는 세계한인회장대회나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동포 자녀들의 모국방문, 재외한글학교 교사들의 모국연수회 등 반복되는 업무가 태반이다.
이런 내용이라면 재외동포청이 애용하는 ‘보도자료’로도 충분하다. 궁금한 게 있으면 대변인실로 연락하면 될 일이다.
그런 점에서 동포청이 겨우 30분 브리핑한다면서, 기자회견을 한다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재외동포청은 동포업무 전담기관이다. 재외동포재단에서 동포청으로 바뀌면서 병무 법무 행안부 등 관련 문의가 오면 일괄해서 답하는 민원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이런 내용들에다 동포사회 얘기까지 하자면 30분간의 브리핑 시간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나아가 ‘선착순 50명’으로 제한하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 ‘선착순’이라는 용어 자체부터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 외교부 출입 기자를 빼면, 브리핑에 참여할 동포매체는 극소수다. 이들을 동포청의 ‘쫄(卒)’로 보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발상인 듯하다.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은 지난 9월 취임했다. 2023년 6월 재외동포청 출범 후 3번째 청장이다. 초대와 2대 청장은 모두 1년 만에 하차했다.
김 청장은 동포문제 전문이 아니다. 성균관대 사회학과를 나와서 노동운동에 투신해 부천지역 금속노조위원장을 지냈다. 그 후 한국노총에서 일하다 민주통합당에 발탁돼 2012년 제19대 의원으로 부천에서 당선됐다. 19대에서는 환경노동위, 국토교통위원을 맡았고, 20대 국회에서는 외교통일위와 기획재정위원을 지냈다. 2020년 3선 의원에 당선해서는 정보위와 외통위원을 지냈다.
그는 지난 9월 취임 후 동포매체들과 자리를 한 적이 없다. 외교부 출입기자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브리핑은 김 청장이 처음 갖는 기자회견이라고 봐도 될 듯하다.
하지만 재외동포청은 12월 19일 선착순으로 해서 불과 30분간 기자브리핑을 갖는다. 기자회견도 아니다. 동포청장이 기자들과 허심탄회하게 동포사회 현안을 논의하는 여유와 배포가 아쉬울 따름이다.
이석호 월드코리안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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