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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점심이라고?”… 뉴욕의 ‘군고구마 생존투쟁’, ‘K-열풍’으로 둔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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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2회 작성일 26-01-2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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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점심이라고?”… 뉴욕의 ‘군고구마 생존투쟁’, ‘K-열풍’으로 둔갑


기사속 인플레이션 경고는 사라지고, ‘K-간식 인기’라는 신화만 남아...
뉴욕 미친 점심값 폭등, 주머니 사정 나빠진 뉴요커들에게 값싼 군고구마는 그저 선택지일 뿐
국내 주요 언론들은 국뽕 취해 절박한 풍경을 ‘핫한 트렌디 간식’으로만 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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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의 심장부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의 점심시간. 넥타이를 맨 직장인들이 길거리 노점에서 종이봉투에 담긴 군고구마를 받아 들고 빌딩 숲으로 사라진다.

최근 국내 언론들은 이를 두고 “뉴요커들이 한국식 군고구마의 맛에 푹 빠졌다”며 또 하나의 ‘K-푸드 승전보’로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실제 기사 내용은 현실과 전혀 달랐다. 

지난 1월 19일(현지시각) <뉴욕 포스트>(New York Post) 인터넷 판은 “뉴욕 미드타운 직장인들이 20달러(약 2만 7000원)짜리 샐러드를 포기하고, 4달러짜리 구운 고구마를 아무 양념 없이 ‘날것 그대로(Rawdogged)’ 먹으며 점심을 때우고 있다”며 높은 물가에 고통받는 뉴요커들의 힘든 생활을 보도했다.

이 매체의 톤은 시종일관 신랄한 풍자로 가득했다. 기사는 현 상황을 19세기 영국 빈민의 삶을 다룬 ‘찰스 디킨스 소설’이나 ‘소련식 기아 배급 식량’에 비유하며, 살인적인 인플레이션 탓에 선택지가 사라진 뉴요커들의 처지를 꼬집은 것이었다.

특히 이글을 쓴 기자가 소스나 버터조차 곁들이지 않는 ‘로독(Rawdogging)’ 트렌드를 언급한 것은, 취향의 선택이라기보다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눈물겨운 ‘생존 전략’에 대한 반어법적 표현이었다.

그렇다면 <뉴욕 포스트> 관련 기사 원제목을 다시 한번 자세히 살펴보자.

Here’s how bad inflation is now — New Yorkers are rawdogging $4 baked potatoes at their Midtown desks and calling it lunch

 "현재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최악인지 여기 그 증거가 있다 — 뉴요커들이 미드타운 책상에서 4달러짜리 구운 감자를 '생으로(아무것도 곁들이지 않고)' 먹으며 그것을 점심이라 부르고 있다."  (번역)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군고구마를 K-간식으로 추겨세우는 뉘앙스는 적어도 기사 원문 제목에서만큼은 찾아볼 수가 없다. 문제는 이를 전하는 국내 일부 언론의 왜곡된 시각이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매일경제>, <YTN>을 비롯한 국내 주요 매체들은 미국 <뉴욕 포스트>가 던진 ‘물가에 대한 비명’을 ‘K-간식의 인기’로 교묘히 비틀어 왜곡 보도했다. 

-"점심 되면 완판" 뉴욕 직장인 가성비 한 끼로 떠오른 K-군고구마 (조선일보)

- “여기가 한국인 줄”…군고구마, 뉴욕 길거리 푸드로 (동아일보)

- 뉴요커들 사이 요즘 난리 난 ‘K-간식’…군고구마, 가성비 점심으로도 인기 (매일경제)

- 뉴욕 휩쓴 k-간식 줄서서 먹을 정도라고? (YTN)

현지인들이 고구마를 선택한 본질적 원인인 ‘뉴욕의 미친 물가’와 ‘경제적 고통’은 지워버린 채, 국내 언론들은 그저 한국식 간식이 저렴하고 건강한 대안으로 떠올라 줄을 서고 있다는 식의 ‘국뽕(맹목적 국수주의)’성 보도로 본질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인타운의 ‘줄리앤코(Julie & Co.)’ 릴리 매장 앞에 늘어선 긴 줄은 K-푸드의 위상 때문이라기보다, 파이브 가이즈 감자튀김 가격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가장 저렴한 탄수화물’을 찾으려는 직장인들의 절박함이 만들어낸 풍경이다. 이 기사 역시 이 부분을 강조했다. 

미국 뉴욕에서 직장인들이 군고구마를 저렴한 점심식사 대용으로 즐긴다고 소개하는 SNS  영상. [강남대로 315 이미지 캡쳐] 미국 뉴욕에서 직장인들이 군고구마를 저렴한 점심식사 대용으로 즐긴다고 소개하는 SNS  영상. [강남대로 315 이미지 캡쳐] 

해외에 사는 한 교민은 “현지 언론들은 뉴욕 물가가 얼마나 치솟았으면 번듯한 직장인들이 길바닥에서 점심 끼니로 값싼 군고구마를 먹겠느냐고 개탄하는데, 정작 고국 뉴스에서는 이런 현상마저 ‘K-푸드 열풍’으로 과대 포장해 자랑하니 그저 실소가 나올 뿐”이라고 말했다.

외신들의 사회 풍자 기사조차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 ‘K-브랜드’ 홍보 수단으로 삼으려는 국내 언론들의 고질적인 보도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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