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로 스페인에 한국의 맛을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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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2회 작성일 26-02-01 13:19본문
김치로 스페인에 한국의 맛을 심다
이규문 바르셀로나 한인회장·옥타 지회장
- 김희정 재외 기자
- 입력 2026.01.31 22:19
- 수정 2026.01.31 22:26
- 댓글 0
이규문 바르셀로나한인회장 겸 월드옥톼 바르셀로나 지회장.최근 바르셀로나한인회 회장과 세계한인경제무역협회(옥타) 바르셀로나 지회장을 맡으며 현지 한인사회 공동체 발전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이규문 회장을 최근 만났다. 첫 인상부터가 온화하고 부드러웠다. 말투는 담담했고, 표정에는 오래 타국에서 살아온 사람 특유의 부드러운 여유가 묻어났다.
그러나 그의 이력과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그가 걸어온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고, 지금의 성취 또한 결코 우연이 아님을 알게 된다. 이 회장은 20대 초반이던 1980년대 중반, 스페인 땅을 처음 밟았다. 태권도를 하던 선배의 도움으로 비자를 해결했고, 그렇게 낯선 유럽의 땅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한국인은 드물었고, 언어와 문화는 모두 장벽이었다.
“젊어서 왔으니까요. 스페인 친구들하고 어울리며 금방 적응했죠.”
그는 그렇게 스페인 사회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식당 주방에서 김치 공장까지
이 회장은 이주 초창기 현지 스페인 식당에서 조리사로 일했고, 마드리드에서는 태권도 도장을 도우며 생계를 이어갔다. 이후에는 한국 음료를 8년간 유통하며 유통업의 기초를 다졌다. 그리고 약 9년 전, 그는 본격적으로 ‘김치’ 사업에 뛰어들었다. 요리 경험, 유통 경험,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인의 손맛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배추만 안 키웠지, 레시피부터 포장, 배송까지 다 직접 했어요.”
초기에는 직접 담근 김치를 택배로 보내며 하나하나 거래처를 늘려갔다. 지금은 직원만 약 20명에 이르는 규모로 성장했고, 사무실과 공장을 갖춘 전문 생산·유통 회사로 자리를 잡았다. 현재 그의 김치 사업 연 매출은 약 200만 유로(약 30억 원).
최근 몇 년간 매출은 매년 30% 이상 성장하고 있다. K-푸드 열풍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묵묵히 기반을 닦아온 결과다.
“요즘은 정말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요. 스페인 사람들도 김치를 자연스럽게 찾습니다.”
이 회장의 김치는 이제 단순한 식품이 아니라, 스페인 현지에서 ‘한국’을 떠올리게 하는 문화의 한 조각이 됐다.
직함보다 ‘후원자’로 살아온 세월
그는 오랫동안 한인사회에서 공식적인 직함보다는 조용한 후원자로 존재하며, 25년 가까이 바르셀로나 한글학교 이사로서 꾸준히 재정을 지원하며 힘을 보탰다.
이회장은 지금 가장 중요한 과제로 차세대와 젊은 교민들의 참여 확대를 꼽았다.
“옥타도 그렇고, 한인회도 그렇고 결국은 젊은 세대가 참여해야 지속됩니다. 사업을 하고 싶어 하는 젊은 교민, 2세대들을 위한 워크숍 같은 것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부회장단 구성과 조직 정비를 하면서도 급하게 밀어붙이기보다, 사람을 신중히 만나고 설득하며 구조를 만들어가는 모습에서 그의 성품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가 맡은 바르셀로나 한인회는 등록 교민만 약 1800명이고 미등록 교민까지 포함하면 약 4500명 규모다.
최근에는 한국과 스페인 간 국제결혼으로 이주한 교민도 꽤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의 삶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성실함’과 ‘여유’다. 32세에 결혼하기 전부터 이미 사업이 안정기에 들어섰고, 젊은 나이에 경제적 기반을 마련했다.
“사업이 잘되니까, 마음에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남도 돕게 되고요.”
그는 자신을 특별한 인물로 포장하지 않는다. 다만 묵묵히 일했고, 가족을 지켰고, 사업을 키웠고, 그 과정에서 공동체를 외면하지 않았을 뿐이다.김치로 시작해 공동체로 이어진 그의 삶은, 화려하지 않지만 단단하게 보였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이규문 회장은 오늘도 김치를 담그고, 사람을 잇고, 한국의 이름을 조용히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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