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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로 깨닫다] 재외동포 한국어교육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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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0회 작성일 24-12-1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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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로 깨닫다] 재외동포 한국어교육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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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용(경희대 교수, 한국어교육 전공)조현용(경희대 교수, 한국어교육 전공)

  재외동포청이 생기고, 재외동포를 위한 한국어교육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기 바랍니다. 교포(僑胞)와 동포(同胞)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재외(在外)와 해외(海外)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재외동포 교육을 말하려니 우선 용어와 개념의 정리부터 필요하겠네요. 재외동포라는 말의 의미부터 한국어교육 시간에 가르쳐야 할 것 같습니다.

  동포와 교포는 다릅니다. 일단 교포는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는 쓸 수 없는 말입니다.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동포지요. 따라서 교포는 밖에 있는 사람 중에서 그 나라에 정착하고 사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교포의 교(僑)는 타관살이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교포가 개념상으로는 맞을지 모르지만 같은 동포라는 점을 강조해서 재외동포하고 하는 겁니다. 

  재외와 해외도 다릅니다. 해외라는 말에는 바다 밖이라는 의미가 강합니다. 따라서 섬나라인 경우라면 당연히 해외동포일 겁니다. 하지만 섬이 아니라면 재외가 맞습니다. 바다가 아니어도 가서 만날 수 있는 동포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해외동포가 익숙한 것은 남북의 분단이 남한을 섬나라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바다를 건너지 않고는 가서 만날 수 있는 동포가 없습니다. 씁쓸한 현실입니다. 

  재외동포 한글학교 한국어교육의 관점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재외동포라고 하여 지나치게 민족의 개념이 강조되어 왔고, 한국문화의 관점이 강조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세계를 무대로 하고, 거주국의 문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점에서는 많은 변화가 필요합니다. 한국 문화교육을 넘어서 상호 문화교육으로 확대되어야 합니다. 또한 민족교육을 넘어 세계 시민교육으로 펼쳐나가야 합니다.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는 것이 즐거움 교육, 긍정 교육, 치유 교육으로 발전되어 나가야 합니다.

  서로를 이해하는 상호 문화교육은 편견을 사라지게 합니다. 지나친 자민족 중심주의를 벗어나게 합니다. 민족을 잊자는 말이 아닙니다. 민족을 넘어서는 인류애로 나아가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미 한국 사회도 다민족 사회입니다. 민족 중심 교육에서 시민 중심 교육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또한 언어교육을 통해 사랑과 자비와 인을 배우고 평등하고 공정하고 차별 없는 세상을 체험하며 실천해 나갑니다. 

  한편 언어를 배우는 일은 설레기도 하지만 불안한 일이기도 합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는 말을 듣고,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문장을 읽어야 합니다. 낯선 이들 앞에서 발표를 하고, 생소한 주제로 쓰기도 해야 합니다. 떨리고 겁이 나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우리는 또 압니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말입니다. 학생이 즐겁게 배울 수 있게, 다양한 활동도 하고 학생 간의 친밀도도 높이기 바랍니다. 선생님과 학생이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즐겁게 공부하는 교실이어야 합니다. 함께하기에 생각지도 못한 기쁨이 생기고 더 높은 창의력이 생깁니다. 내 속의 능력이 나를 넘어서게 됩니다. 설렘이 기쁜 한국어 교실이 되는 겁니다. 

  즐거움은 긍정으로 변합니다. 남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지나온 길보다 조금이라도 나아가는 기쁨입니다. 새로운 어휘를 배우고 좋은 문장을 듣고 읽습니다. 옛글을 읽고 깨달음을 얻기도 합니다. 분노, 욕심, 어리석음, 폭력, 자만을 넘어서는 용서와 평화, 사랑의 세상을 만나기도 합니다. 내가 귀하고 사랑받을 존재임을 알게 합니다. 언어를 배우는 게 행복입니다. 언어를 배우는 게 철학이고 종교입니다. 언어를 배우는 게 사랑입니다. 한국어 수업이 치유의 시간이 되는 순간입니다. 

  저는 재외동포 교육이 민족을 넘어서는 세계 시민으로서 서로 나누고, 아끼고, 조화로운 세상을 꿈꿉니다. 한국어를 배워서 기쁘고, 같이 배우는 사람이 있어서 즐겁습니다. 한국어를 배웠더니 사람과 어울리는 게 좋고, 누구도 차별하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는 폭이 깊어지기 바랍니다. 그래서 한국어 수업이 행복과 치유의 시간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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