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내놓은 신라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페셜 제품. [농심]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이하 케데헌)가 전 세계를 강타하며, K팝과 애니메이션을 넘어 K푸드 전선까지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라면과 과자에 이어, 이번에는 베이커리까지 케데헌의 영향력이 확장되고 있다.

한국산 라면과 케데헌의 폭발적 시너지

지난달 말, 농심몰에서는 케데헌 캐릭터가 입혀진 ‘신라면 스페셜’ 1000세트가 판매되었다. 출시 직후 1분 40초 만에 모든 물량이 완판되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팬들의 흥분된 후기들이 쏟아졌다. “광클(빛의 속도로 클릭)로 겨우 1세트 겨우 확보했다”, “루미와 미라 캐릭터가 담긴 신라면이라니, 안 살 수가 없다” 등의 글이 이어지며, 단순한 식품 구매를 넘어 하나의 ‘팬덤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한 해외 팬은 SNS에 “한국 여행 대신 케데헌 신라면으로 한국을 경험한다”며, 집에서 친구들과 함께 캐릭터 신라면을 먹는 모습을 공유했다. 이처럼 케데헌은 단순히 애니메이션을 즐기는 경험을 넘어, 한국 식품과의 결합을 통해 팬들에게 실물 체험까지 제공하며 글로벌 소비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한국산 라면은 케데헌 한정판 이전에도 이미 글로벌 인기를 끌고 있었다. 2024년 기준 한국 라면 수출은 전년 대비 31.1% 증가한 약 12억 4,850만 달러를 기록하며, 한국 식품 수출의 주요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케데헌과의 협업은 이러한 인기와 수출 흐름을 더욱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빵과 베이커리까지 확장되는 케데헌

SPC그룹 파리바게뜨도 케데헌과의 협업으로 빵과 케이크 시장에 진출했다. 영화 속 캐릭터를 활용한 ‘헌트릭스’ 빵, ‘사자 보이즈’ 케이크, ‘파바 곶감파운드’, ‘제주쑥 오메기빵’ 등 5종의 제품이 12일 출시된다. 일부 제품은 2일부터 파바앱과 해피오더앱에서 사전예약을 진행하며, 주요 직영 매장은 케데헌 캐릭터로 전면 랩핑돼 색다른 매장 경험을 제공한다.

팬들은 이미 SNS를 통해 ‘헌트릭스 골든버터번’을 사진으로 공유하며 “케데헌 캐릭터와 빵이 이렇게 어울릴 줄은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과자와 라면을 넘어, 이제는 빵과 케이크까지 ‘K푸드 체험’을 확대하는 케데헌의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파리바케트가 케데헌과 협업해 출시할 예정인 사자 보이스 케이크 [SPC그룹] 

글로벌 흥행과 OST 인기

케데헌의 글로벌 인기 역시 수치로 입증된다. 넷플릭스 발표에 따르면, 8월 25~31일 한 주간 조회수 3010만 회(시청 시간 5020만 시간)를 기록하며 누적 조회수 2억6600만 회를 달성했다. 이는 ‘오징어게임’ 시즌1의 누적 2억6520만 회 기록을 넘어선 수치로, 코로나19 시기 OTT 시청률이 정점을 찍었던 작품들의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음악에서도 케데헌은 K팝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OST ‘골든’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에서 3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BTS의 ‘다이너마이트’, ‘버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케데헌 신드롬의 확장 가능성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스타 걸그룹 역으로 등장하는 헌트릭스. [넷플릭스]

문화 전문가들은 케데헌 신드롬이 단순한 유행이 아님을 강조한다. K팝 팬덤의 충성도, OTT 플랫폼의 확장성, 한국산 식품의 글로벌 마케팅 결합이 만들어낸 복합적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산 라면과 과자의 글로벌 인기가 케데헌 캐릭터를 통해 더욱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번 빵 출시로 K푸드 전방위적 확장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케데헌 신드롬이 앞으로 패션, 뷰티, 게임·테크 산업까지 확장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글로벌 K팝 팬덤은 캐릭터 굿즈와 스타일링에도 높은 소비력을 보여왔으며, 케데헌 캐릭터를 활용한 화장품, 향수, 모바일 게임, VR·AR 콘텐츠 등 다양한 IP 사업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섞인 전망도 나온다.

결국 케데헌은 단순한 애니메이션을 넘어, K콘텐츠-팬덤-상품화 구조의 새로운 산업 모델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오징어게임을 넘어선 글로벌 애니메이션, 빌보드 정상 OST, 한국산 라면·과자·빵으로 이어지는 K푸드 신드롬, 그리고 패션·뷰티·게임으로 뻗어갈 미래까지. 케데헌은 한국 대중문화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