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재 전 보츠와나한인회장, “교민사회는 단합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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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7회 작성일 25-09-09 09:51본문
18년째 건설업에 종사하며 죽을 고비도 넘겨
정선재 회장과 부인 이영숙씨. 보츠와나 모콜로디 리저브에서.(가보로네=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코로나 시절에 한인회장을 맡아 교민사회를 위해 일한 게 무엇보다 뜻깊었다고 생각합니다.”
정선재 전 보츠와나한인회장이 요하네스버그에서 육로로 보츠와나 국경을 건너가면서 이렇게 소개했다. 요하네스버그에서 보츠와나까지는 육로로 500km. 국경을 통과하는 절차까지 포함하면 6시간이 넘게 걸린다.
정 회장은 8월 28일부터 30일까지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남아공한상대회에 참여한 후 기자와 함께 보츠와나로 건너갔다. 직접 차를 끌고 와서 돌아가는 길에 동승해 갔다.
그는 “보츠와나는 정치 경제적으로 안정된 나라로 관광자원도 무한한 곳”이라면서, “영화 부시맨이 보츠와나에서 제작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요하네스에서 열린 남아공한상대회보츠와나의 수도 가보로네는 남아공과의 국경에 위치해 있다. 국토 대부분은 칼라하리 사막과 오카방고 국립공원이 차지하고 있다. 짐바브웨의 빅토리아폭포에서 가까운 초베 국립공원은 아프리카코끼리의 3분의 2가 서식하는 곳이다. 코끼리들이 밀렵을 피해 보츠와나로 이주해오기 때문이다.
한국유도대학(현재의 용인대학교)을 나와 건설업체에서 근무한 그는 우연히 보츠와나에 왔다가 건설시장을 보고, 정착을 결심했다.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18년을 보츠와나에서 건설업에 종사했다.
보츠와나에는 그가 지은 건물들이 많다. 수도인 가보로네 시가지를 차로 지나가면서 자신이 시공한 건물들을 손으로 가리키기도 했다.
“초베 국립공원에 있는 병원 건물을 짓다가 죽을뻔한 적도 있어요. 경비원이 사자고기 육포를 건네줬는데, 이것을 먹고 사지를 헤맸어요. 현지인들은 항체가 있는데, 우리한테는 없었던 거지요.”
그는 “보츠와나의 건설시장은 여전히 전망이 많다”면서, “중국인들이 값싸게 수주를 받아 중국회사와 경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남아공한상대회김 회장이 한인회장을 맡은 것은 2020년 초부터 2023년 말까지다. 연임해서 4년 임기를 마쳤다. 코로나가 확산되던 시기여서 교민들을 위한 마스크 확보와 배포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어렵사리 항공편을 교섭해 교민들의 귀국을 돕기도 했다. 모두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한다.
“남들이 알아주라고 한 일은 아니지만, 얘기를 떠벌리지 않다 보니 어려웠던 상황을 몰라주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해요.”
보츠와나에는 한국 재외공관이 없다. 주남아공대사관이 보츠와나를 겸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보츠와나의 시시콜콜한 상황을 잘 모를 수밖에 없다.
“코로나 시기에 열심히 도와준 한인회 사무총장한테 대사관에서 작은 상장이라도 받아 주고 싶었는데, 지역이 멀어서인지 성사되지 못했어요.”
그는 이렇게 아쉬움을 밝혔다.
김 회장이 보츠와나로 온 것은 건설시장도 있지만, 아이들 학업 문제도 큰 요인이었다고 한다.
“인터내셔널 스쿨에 보내면서, 과외 공부도 열심히 시켰어요. 아이를 잘 가르친다는 선생님들을 찾아다녔어요.”

부인 이영숙 씨가 옆에서 말을 거들었다. 보츠와나한국학교 교사로 오래 봉사한 그는 “두부 한모 값도 쪼개서 과외비에 보탰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렇게 해서 딸과 아들을 호주의 좋은 대학에 유학시켰다. 딸은 호주에서 결혼해 살고 있고, 호주 퀸즐랜드 공과대학에서 이번 여름에 인공지능 분야의 박사학위를 받은 아들은 한국 카이스트(KIST)에서 어떻게 알았는지 연락이 와서 바로 카이스트에 합류했다고 한다. 그는 이번 남아공한상대회 직전에 아들 졸업식에 참여하기 위해 호주를 다녀왔다고 말했다.
“교민사회는 단합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소개하는 그는 보츠와나에서 하나뿐인 한인교회에도 부인 이영숙 씨와 함께 빠지지 않고 다니고 있다. 기자도 일요일 한인교회에 함께 갔다. 오전 예배에 참여한 교민 수는 불과 열 손가락을 채우지 못했다. 보츠와나 현 교민 수는 60명. 코로나 전의 90명에 비해 3분의 1이 줄었다고 한다.
정 회장은 “교민사회 규모가 작을수록 서로 챙기고 아껴주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최근 그렇지 못한 듯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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