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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재미한국학교협의회 분열에 재외동포청은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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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5-11-1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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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법’ 담은 호소문 보냈는데도 수수방관
감정의 골 깊어, 두 단체로 활동할 듯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 주도권을 둘러싼 선생님들 간의 분규가 법정시비로 치달은 끝에 최종판결이 나왔다. 분규 발생으로 치면 3년 만이다. 최종판결이기는 하지만 이는 약식재판의 최종판결이고, 불복해 본안소송으로 가면 또 재판이 이뤄진다고 한다.

낙스 분규는 연합회장들로 구성된 이사회 측이 총회장을 전격 해임한 데서 비롯됐다. 전임 총회장을 지냈던 김선미 미시간협의회장이 당시 이사회 측을 주도했고, 이들은 북가주협의회 소속의 손민호 선생을 새로운 총회장으로 선출했다.

하지만 메릴랜드 지역에 있는 당시 추성희 총회장은 속절없이 당하지만은 않았다. 그는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하고, 상대편인 손민호 총회장과 이기훈 이사장을 법정에 제소했다. 소송이 진행되는 사이 추성희 총회장 측은 같은 지역의 권예순 선생을 새 총회장으로 선출했다.

이렇게 만 3년에 걸쳐 진행된 분규의 재판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권예순 회장 측은 “44년 역사와 전통을 지닌 낙스가 2022년 말 발생한 내부 갈등과 조직 분열 사태를 마침내 법적으로 종결짓고 합법적 대표성과 운영권, 재정권, 그리고 명예를 완전히 회복했다”고 언론에 소개했다.

최근 메릴랜드 법원이 내린 최종 판결문을 보면 △권예순 제22대 총회장과 최미영 제16대 이사장은 합법적으로 선출된 낙스의 정당한 대표자임을 인정한다 △피고 손민호 씨와 이기훈 씨가 2023년 이후 주장한 낙스 대표성은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피고들은 낙스 은행 계좌에서 불법 유출한 미화 47,510달러를 60일 이내에 낙스의 위탁변호사(J. Chapman Petersen) 계좌로 반환해야 한다 △피고 손민호, 이기훈 씨는 낙스 관련 모든 활동에서 영구적으로 배제된다고 판결했다.

판결문은 또 피고 손민호, 이기훈 씨의 회원 접촉, 재정 사용 및 계좌 접근, 공식 직함 및 대표 명의 사용, 낙스 명의로 한국 정부 및 외부 기관 접근을 금지했다.

하지만 이 판결로 문제가 일단락되는 게 아니다. 재판을 하면서 양쪽 편 감정의 골이 한층 깊어진 탓이다. 패소한 측은 법원 판결에는 따르되, 다른 이름으로 바꿔서라도 독자 운영하겠다는 생각을 굳히는 듯하다.

승소한 측이 낙스 공금으로 재판을 먼저 제기해 진행했다는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낙스를 상대로 한 소송이어서 낙스의 공금을 사용해 재판에 대응했다는 것이다.

낙스의 공금은 한글학교들이 낸 회비와 재외동포청, 한국 교육부의 지원금이다. 회비는 분규 전에 양쪽이 모두 낸 돈일 것이다. 낙스 분규는 내부의 싸움이다. 그런데, 한쪽은 공금을 들여 소송을 제기하고 한쪽은 사비를 들여 방어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 특히 반대편의 총회장과 이사장 두 사람만 찍어서 소송을 걸어서, 이들은 소송비를 개인비용으로  부담해야 했다. 미국은 변호사 비용이 재판 결과를 좌우할 정도니 특히 그렇다. 

재외동포청은 소송을 제기한 쪽에 지원금을 제공하면서도 통합을 이뤄내지 못했다. 한심한 일이다. 낙스가 두 쪽으로 갈라져서 두 단체로 고착돼 가는 가운데 동포청은 사실상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손민호 총회장 측이 급기야 정부와 국회에 호소문까지 보냈으나 수수방관했다. 지난 6월자로 된 호소문은 배경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추성희 선생과 박종권 선생이 2022년 9월에 총회장과 이사장에 임명된 이래로 두 분이 임무 수행과정에서 전례를 무시하거나 정관을 무시하는 행동을 취해왔으며 이를 지적하고 수정을 요구하는 집행부 임원들 및 지역협의회 회장들과 많은 마찰을 빚어 왔습니다. 추성희 총회장은 정관과 전례를 무시한 임원들의 임명과 독단적인 사업의 결정과 운영, 박종권 이사장의 경우 선출이사 임명과 무자격인 부이사장을 임명하는 등 파행적인 이사회 운영에 대해 이에 대한 정정을 요청, 수정을 요구하는 임원 및 이사들과의 마찰이 끊임없이 있었습니다.

급기야는 협의회의 주요한 사업 중 하나인 NKT(한국어 능력시험으로 SAT-II 대신 도입된 시험) 사업이 졸속한 준비로 인해 많은 학생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습니다. 이와 같은 미숙한 사업 진행으로 인해 학생들은 시험을 치르다 말고 채점도 안 되어 시험 자체가 무효화된 전무후무의 상황이 발생했으나, 추성희 총회장은 이 역시 책임을 임원들에게 전가했습니다.

이어서 개최된 재미한국학교협의회 주최 제41회(2023년) 샌프란시스코의 학술대회 사업 역시 겨우 250명밖에 참가하지 않았으나 23만 불의 거금을 낭비하며 행해진 매우 허술한 대회였으며, 이 학술대회의 사후 미팅에서 황현주, 박성희 두 부회장이 1시간 반에 걸쳐 총회장의 행동에 대해 문제점을 얘기하고, 만약 총회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본인들이 사퇴하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분규 배경을 이렇게 소개한 호소문은 “더 이상 분규에 휩싸인다는 것이 협의회 전체로 보면 무의미하고, 파괴적인 상황이라 여겨져서 저쪽을 대표하고 있는 권예순 선생에게 여러 번 대화를 요청했으나 법원에서 답하라는 말로만 답을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나아가 해결책으로 “소송을 즉시 중단하고, 이기훈 이사장과 손민호 총회장 두 사람에게 씌운 법적인 올가미도 벗겨주는 것이 인간으로서의 도리”라고 제안했다. 재판을 중단해달라는 호소였다.

지난 6월 이런 호소문을 보냈으나 재외동포청이 보인 반응은 알려진 바 없다. 그런 가운데 재판이 계속 진행돼 최근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 사이 분규 양측의 감정적 골은 더 깊어졌다. 이제는 두 단체로 완전히 갈라지는 일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재외동포청은 동포 자녀들의 정체성 교육을 사실상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 그런데도 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소모적이고 파괴적인 싸움에 동포청이 강 건너 불구경으로 일관하는 것 같아 너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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