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탤런트서 韓商으로”...‘강화섬쌀’ 호주 첫 수출, 김성학 부회장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5-11-11 10:08본문
“MBC탤런트서 韓商으로”...‘강화섬쌀’ 호주 첫 수출, 김성학 부회장
월드옥타 통상담당 부회장·前 멜버른 지회장, AGS CEO
11월 첫 컨테이너 부산항 출항, 쌀 10t 비롯 강화 특산물 총 3개 컨테이너
인천시·강화군·인천TP 등과 4자 MOU 체결, “이번 수출은 서막(序幕)”
호주이민 35년차, 현지서 방송 프로덕션 거쳐 식품·의료·특수장비 등 무역업
호주 최초 코리아 타운 개장 주도...멜버른시 지원, 옥타 멜버른지회 운영
- 황복희 기자
- 입력 2025.11.07 18:09
- 수정 2025.11.08 12:20
- 댓글 0
호주대륙에 강화쌀을 첫 수출하는 김성학 월드옥타 부회장. 박종범 회장 취임식이 열린 지난 11월4일 여의도 월드옥타 사무국에서 본지와 인터뷰하는 모습이다. [황복희 기자]김성학 월드옥타(세계한인경제무역협회) 통상담당 부회장(前 호주 멜버른지회장, AUSTRALIAN GENERAL SERVICES CEO)이 최근 잭팟을 한가지 터뜨렸다. 호주대륙에 강화쌀 수출을 성사시킨 것. 11월 7일 첫 컨테이너가 부산항을 출항해 멜버른으로 향한다.
김 부회장은 호주이민 35년차로, 현지에서 방송 프로덕션으로 시작해 식품·의료·특수장비까지 무역 분야를 넓혀온 ‘멀티 플레이어’다. 월드옥타에서 20년간 지회장은 물론 이사장과 수석부회장 등 핵심 직책을 맡아온 글로벌 네트워커이기도 하다.
지난 4일 박종범 월드옥타 회장 취임식에 참석한 김 부회장을 만나 강화쌀을 호주시장에 소개하게 된 배경과 현지 비즈니스 및 옥타 활동 등 폭넓은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호주는 보수적 시장이지만 한 번 뚫리면 지속적 수요가 이어지는 나라”라며 “K푸드, 의료·펫 산업 등은 지금이 진입 적기”라고 강조했다.
‘2시간 완판’...강화도 농식품, 호주 진출의 문이 열렸다
김 부회장은 지난 7월 시드니에서 열린 소규모 판촉전에서 예상치 못한 대박을 경험했다. 강화도에서 비행기로 소량 공수한 쌀·떡·고구마·순무김치·차류 등을 선보였는데, 오전 10시에 진열한 제품들이 두 시간 만에 동이 난 것.
“현지 호주인들부터 교민들까지 줄을 섰습니다. 강화도에 이렇게 훌륭한 제품이 많다는 걸 처음 알았다는 반응들이었어요. 강화도 제품의 경쟁력을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강화도산(産) 제품의 가능성에 눈이 번쩍 뜨인 그는 곧바로 정식 수출을 타진했다.
그 결과, 인천시·강화군·인천TP 등과 4자 MOU를 체결하고, 최근 강화섬쌀 10t을 포함해 총 3개 컨테이너를 멜버른과 시드니로 선적했다. 컨테이너는 11월 부산을 출항해 12월 멜버른과 시드니항에 각각 도착할 예정이다. 수출 규모는 첫 회에만 7만여 호주달러(약 7000만원). 그는 이 수출을 “서막(序幕)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호주 시장은 초도 진입이 어렵지만 일단 자리 잡으면 꾸준합니다. 강화도와 지방 중소업체들이 안정적인 해외 판로를 확보하는 데 옥타가 다리 역할을 하겠습니다.”
라면·김은 호주 메인스트림...K-푸드, 이제 본격 확산기
김 부회장은 호주 소비시장의 특성을 “보수적이고 느리지만 지속적”이라고 특징지었다. 하지만 한 번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 확장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호주는 전 세계에서 가장 트렌드를 늦게 받아들이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한 번 자리 잡으면 오래 갑니다. 미국보다 K-컬처가 늦게 들어왔지만 지금은 초등학생들이 한국의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의 OST를 줄줄 외울 정도에요.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도 예외가 아닙니다. 앞으로 K-푸드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겁니다.”
현재 호주의 대형마트(콜스·울워스 등)에는 신라면·안성탕면·김치라면에 이르기까지 각종 K-라면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또 조미김은 아이들이 학교에도 가져가는 ‘간식’으로 자리 잡을 정도로 인기다. K-라면 가격 또한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그만큼 공급망이 안정화됐다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K-푸드는 이제 라면과 김을 넘어 떡·고구마·냉동 베이커리·쌀 시장까지 확장될 전망”이라며 다음 단계로 정통성 있는 지역 농식품 브랜드에 주목하고 있다. “‘강화섬쌀’, ‘삼광쌀’처럼 지역의 역사와 스토리가 있는 상품은 장기적으로 경쟁력이 크다"면서 “브랜드력이 시장을 좌우하는 시대”라고 덧붙였다.
광고 프로덕션으로 시작한 ‘호주 성공기’
김 부회장이 호주로 건너간 것은 1990년, 당시 MBA 과정을 위해서였다.
“한국에서 모 기업의 회장 비서실에서 일하면서 정말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잠시 삶을 돌아보자는 마음으로 유학길에 올랐어요.”
그런데 우연히 영주권을 얻게 되면서 현지에 정착해 새로운 길을 열었다. 고려대 재학중에 MBC 탤런트 15기 공채(1982년)로 입사했던 그는 방송국 경험을 살려 1997년 호주에 광고·영상 프로덕션 법인을 설립했고, 이후 한국·일본·중국 기업들의 TV 광고 촬영을 다수 수주하는 등 절정에 올랐다. 2005년에는 호주 총독이 수여하는 ‘수출상(Australian Export Award)’을 받기도 했다.
“당시 엔터테인먼트 수출로 연 120억~130억 원 규모를 꾸준히 달성했다. 잘될 때는 주문이 밀려들었다”고 그는 회고했다. 그러다 2006년, 월드옥타에 가입하면서 새로운 길을 추가로 개척한 것이 무역업이다.
“무역에 관심은 있었지만 어떻게 시작할지 길은 몰랐습니다. 옥타 활동을 하며 세계 각지의 한국 기업인들과 연결이 됐고, 이를 계기로 무역에 본격 뛰어들었습니다.”
이후 20년 가까이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상품에 집중해왔다. 이유는 이렇다.
“대기업은 구조가 딱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함께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어요. 호주 시장에서 잘 팔리는지, 검역은 가능한지, 가격 경쟁력은 있는지 등등. 내가 시장을 찾고, 제품을 조정하고, 그렇게 해서 성공하면 모두의 성과가 됩니다.”
그는 막걸리·안동소주·인삼 가공품·고구마 제품 등 다양한 상품을 ‘테스트 수입’하며 호주시장을 열었다. 심지어 초기에는 팔리지 않아 유효기간이 다 된 막걸리를 혼자 마시고 정원에 뿌리기까지 했다고. “그같은 시행착오가 다 경험이 됐다”는 그는 “지금은 호주에 다양한 막걸리가 들어오고 있지만, 초기에 도전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고 웃으며 회고했다.
최근 그는 의료 소모품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호주는 고령화, 의료 인력 부족 등으로 의료 소비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노인용·장애인용 기저귀, 기부스 붕대, 병원용 매트 및 소모품, 공기정화·산소 배출 의료기기 등이다.
그간, 그는 호주시장을 상대로 다양한 상품을 테스트하며 시장성 등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그에게 차세대 마케터 등에게 어떤 상품을 추천하고 싶은지 물었다.
의료 관련 상품 외에, 그는 중국산 CCTV가 보안 문제로 호주 공공기관에서 금지된 사실을 소개하며 “한국 제품이 들어갈 틈새가 매우 크다”고 귀띔했다. 아울러 펫푸드·용품 , 말 사육 산업 관련 제품도 유망하다고 꼽았다.
호주는 다민족 국가...“한국도 준비해야 한다”
김 회장은 호주가 가진 ‘다문화 포용성’을 한국 사회가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다문화 사회지만, 호주는 미국과는 다릅니다. 미국은 ‘미국인이 되라’고 하지만 호주는 ‘정체성을 지키며 함께 살자’는 주의(主義)에요. 지금의 인구구조로 볼 때, 한국도 다문화 국가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실제로 호주에는 약 20만 명 가까운 한인이 살고 있으며, 시드니에 12만, 멜버른 3만, 브리즈번·골드코스트 4만~5만 명 등 지역적으로 고루 분포돼 있다.
호주 멜버른에 공식 개장한 호주 최초 코리아타운 모습. 상징물인 장승 앞에서 방문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멜버른 코리아타운’, 호주 최초 공식 타이틀...옥타가 운영
김 회장은 한국문화를 알리는 데도 앞장섰다.
멜버른 시내 중심부 ‘리틀 론스데일 스트리트’에 호주 최초 공식 코리아타운을 만든 주역이 바로 월드옥타 멜버른지회다. 멜버른 내 작은 한국으로, 올해 5월17일 정식 개장했다. 멜버른시 정부는 코리아타운 운영을 옥타에 맡기고 연 5만 달러 지원을 약속했다.
코리아타운은 이미 한식당 70여 곳이 밀집해 관광 코스로 자리 잡았다. 장승 설치 등 한국 문화 상징물을 확대하는 프로젝트가 이어지고 있다. “코리아타운은 멜버른 중심가의 명소가 됐다”며 “K-푸드·K-컬처 확산의 거점이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월드옥타에 한마디...“회장 선출방식, 근본적 논의 필요”
20년간 옥타에서 활동해온 그는 “옥타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선거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라고 지적했다. “서로 멀리 떨어져 문자나 카톡으로만 소통하다 보니 작은 오해가 커지고, 특히 선거 후에는 보이지 않게 편이 나뉘는 일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회장 선출 방식에 대해 보다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김 부회장은 제언했다.
그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방안은 ‘추대’ 방식의 회장선출이다. 아울러 위원회 중심의 합의 구조, 갈등완화를 위한 대면 소통 확대 등을 통해 서로 돕고 화합하는 조직이 돼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한국 중소기업인들에게도 메시지를 전했다.
“호주는 기회의 땅입니다. 지금이 가장 좋은 진출 시기에요. 중소기업이 가진 기술과 정성, 품질이면 충분히 세계에서 통합니다. 옥타가 해외시장으로 가는 첫 다리가 되겠습니다.”
- 이전글베트남 여성 공무원, 충남 아산시 여성커뮤니티센터 ‘나온(ON)’ 방문 25.11.11
- 다음글열사의 땅 식히는 K-아이스크림...지역별 ‘히트 품목’ 뚜렷 25.11.1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