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한상대회'...조직위원장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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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6-06-01 09:53본문
흔들리는 '한상대회'...조직위원장이 보이지 않는다.
“민간 주도” 내세웠지만 임명권은 정부가 행사
한상대회 성공 관건은 월드옥타와의 관계 복원
한상대회 조직위, ‘그들만의 리그’ 비판 목소리
- 박철의 기자
- 입력 2026.05.30 17:47
- 수정 2026.05.3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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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23일 세계한상대회 운영위원회 위원장 임명식 장면(우측부터 황병구 위원장, 김경협 재외동포청장, 윤덕창 부위원장)오는 9월 말 재외동포청과 민간이 공동 주최하는 제24회 세계한상대회가 인천 송도에서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대회 준비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회까지 불과 4개월여밖에 남지 않았지만, 조직 내부의 갈등과 제한된 네트워크, 주요 단체와의 협력 부재 등이 겹치면서 “반쪽 행사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운영위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하게 말하면 현재로서는 뚜렷한 대안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현 지도부의 해외 네트워크가 충분하지 않고 경험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남은 기간 동안 다양한 채널을 총동원해 성공적인 대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대회 운영위원장(조직위원장)은 황병구 미주한상총연 회장이 맡고 있다. 황 위원장은 “세계한상대회의 핵심은 전시회”라며 “해외 바이어 참여 확대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인 참가자들이 해외 바이어를 직접 초청하는 ‘원 플러스 원(One Plus One)’ 전략과 함께 KOTRA,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한 관계자는 “해외 바이어 초청은 항공료와 숙박비 등 적지 않은 예산이 수반되는 만큼 정부 기관의 협조만으로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재의 지도부가 20년 넘는 한상대회를 치르는 과정에서 역할이 거의 없었다”며 “이런 상태에서 한인 경제단체의 협력을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29일 몽골 INKE(세계한인벤처네트워크) 행사에 참석한 한 인사는 “현재 한상대회 조직위원회 인적구성이 그들만의 리그로 채워져 있다”며 “이런 구조로 성공적인 한상대회 여부는 불을 보듯 뻔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해외 바이어 초청은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세계한상대회는 지난 20여 년 동안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과 경제영토 확대에 기여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상대회가 미운오리새끼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다. 한상대회는 2023년부터 3년간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로 명칭이 변경됐다가 우여곡절 끝에 올해 원래 이름인 세계한상대회로 복원됐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대회 운영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특히 2023년 미국 애너하임 대회와 2025년 애틀랜타 대회에서는 수십억원에 이르는 기부금 운용의 투명성과 조직 운영을 둘러싼 잡음이 불거졌다. 이로 인해 한상대회에 대한 신뢰가 적지 않게 훼손됐다. 지난해 9월 미주한상총연 관계자는 “애너하임대회는 고물가 등 애로가 적지 않았다”며 “행사비용만 60억원 가량이 들어 적자가 난 대회”라며 예산공개를 거부했다. 이와 관련해 특정 언론과의 부적절한 거래 의혹도 제기됐는데 재외동포청 관계자는 “그런 일 없다”며 선을 그었다.
올해 대회를 앞두고 가장 큰 논란은 한상대회 운영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발생했다. 정치인 출신인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이 지난해 9월 제3대 청장으로 취임한 뒤 민간 자율과 창의성을 앞세워 한상대회를 과거의 합의 추대와 달리, 선거방식을 전격 도입했다. 유권자는 한상대회 운영위원 40여명 가량이다.
당시 재외동포청은 세계한상대회가 정부 주도에서 ‘한상 주도 체제’로 전환되는 상징적 분기점이라고 홍보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 2월 15일 박종범 회장과 황병구 회장이 맞붙었고, 황 회장이 단 1표 차로 대회 운영위원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선거 과정에서 미주한상총연이 보이지 않는 세력과 결탁했다는 주장과 함께 상대 후보를 향한 인신공격성 발언 및 각종 의혹 제기가 이어지면서 갈등과 분열이 심화됐다. 결국, 급조된 정책이 한인사회의 분열을 조장한 결과를 가져왔다는 비판이다.
이런 가운데 재외동포청은 한상대회를 민간에 위탁하면서도 운영위원장에게 정부 명의의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재외동포청은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국제행사인 만큼 운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담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며 “민간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보장하기 위해 재정적·행정적 지원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과거 동포재단 관계자는 “임명장을 정부가 주면서 민간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옥상옥 구조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2023년 4월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제23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현 세계한상대회) 개회식 모습. [황복희 기자]한편 선거 이후 월드옥타와의 관계도 변수로 떠올랐다. 선거에서 패한 박종범 회장과 김점배 회장은 한상대회 상임위원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당사자인 박종범 회장에게 그 이유를 물었지만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재외동포청은 “상임위원회는 의견조율 기구일 뿐이며, 운영위원으로서의 의결권은 그대로 유지된다”는 애매한 표현을 썼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월드옥타의 역할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드옥타 관계자는 “한상대회의 지분은 월드옥타가 60% 이상 갖고 있다”며 “월드옥타와 협력하지 않는다면 성공적인 개최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월드옥타가 올해 10월 개최되는 세계한인경제인대회를 중국에서 치른다는 점에서, 한상대회의 위기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024년 세계한인경제인대회가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되면서 당시 전주 한상대회 역시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았다.
세계한상대회는 재외동포 경제인과 국내 중소기업을 연결하고 대한민국의 경제영토를 넓히는 상징적 플랫폼이다. 올해 대회의 성패는 결국 조직 간 갈등을 봉합하고, 월드옥타를 비롯한 주요 단체들과 협력 체계를 복원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남은 4개월 동안 한상대회 지도부가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24년의 역사를 이어온 한상대회가 분열로 점철된 ‘반쪽 행사’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동포사회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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