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고] ‘투표용지 부족’이 흔든 민주주의, 선관위 개혁 더 미룰 수 없다 > 자유 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자유 게시판

[해외기고] ‘투표용지 부족’이 흔든 민주주의, 선관위 개혁 더 미룰 수 없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회 작성일 26-06-12 15:49

본문

6.3 지방선거가 남긴 엄중한 교훈

지난 6월 3일 치러진 지방선거는,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 전대미문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신성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국민주권 실현의 가장 기본적인 장치가 무너진 상황에서,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20·30세대를 중심으로 ‘재선거’를 요구하는 분노가 식지 않고 있다.

이번 참사는 과거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를 향해 쏟아졌던 전산 시스템 부실, 외부 해킹 및 위·변조 취약성 등 보안과 관리 방식에 대한 우려와 경고들을 다시금 환기시킨다.

당시 선관위는 단순한 기계적 오류나 행정 실수일 뿐 조작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으나, 결과적으로 선관위의 고질적인 관리 부실 우려는 이번 선거를 통해 고스란히 증명된 셈이다. 이에 따라 선관위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한층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충격은 단순히 ‘일부 지역의 행정적 결함’에 그치지 않는다. ‘그동안 우리가 치러온, 그리고 앞으로 치를 선거 결과를 과연 온전히 신뢰할 수 있는가?’라는 민주주의 근간에 대한 근원적인 의구심을 던졌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출된 권력이 정당성을 갖는 유일한 원천은 ‘공정한 투표’이다. 선거 관리 시스템 자체가 부실하면, 낙선한 후보나 그를 지지한 유권자들이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못할 강력한 빌미를 주게 된다. 따라서 공정성 시비로 출범한 권력은 임기 내내 정통성 논란에 휘말려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나 입법 활동을 수행하기 어려워지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그동안 선관위는 시스템 부실 지적이 나올 때마다 “한국의 선거 관리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오류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독선적인 태도를 되풀이해 왔다. 하지만 이번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원시적이고도 치명적인 행정 실패는, 선관위가 가장 기본적인 수요 예측과 현장 관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무능한 조직임을 스스로 자인한 꼴이 되었다. 기본 행정마저 불신을 받게 되면서, 선관위가 쌓아 올린 다른 공신력까지 도미노처럼 무너지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헌법이 선관위에 강력한 독립성을 보장한 본래의 취지는 정권의 외압에 흔들리지 말고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며 공정하게 선거를 관리하라는 엄중한 명령이었다. 그러나 선관위는 이 독립성을 외부의 정당한 감시와 통제를 거부하는 방패로 오용해 왔고, 그 결과 조직의 도덕적 해이와 시스템 부실을 자초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제 선관위의 병폐를 자체적인 쇄신 노력에만 맡겨둘 단계는 지났다. 국회와 학계, 시민사회가 전면에 참여하는 초당적 선거 시스템 개혁 기구를 구성하고, 강력한 외부 감시 체계 도입을 강제해야 한다. 기술적 보안 강화는 물론, 인적 쇄신과 행정 절차의 투명성 확보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참정권은 국민이 국가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최고의 권리이자 보루이다. 선관위의 뼈를 깎는 개혁이 당장 실현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떤 선거를 치르더라도 국민의 불신과 국론 분열이라는 대혼란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선관위의 철저한 각성과 대한민국 선거 시스템의 전면적 재구축을 강력히 촉구한다.

오원성 미주 칼럼니스트(제21기 민주평통달라스협의회장)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아시아한인회총연합회Address : seocho Hyundae Tower 803, 375, Gangnam-daero, Seocho-gu, Seoul, 06620, Korea
Phone : +82. 70. 8822- 0338, E-mail : achong.asi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