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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을 중국 옷으로? 경주 보문단지 전광판에 황당한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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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6-09-1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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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을 중국 옷으로? 경주 보문단지 전광판에 황당한 표기


중국 전통의상 등장시키고 ‘HANBOK’ 표기…공공 관광시설서 버젓이 노출
서경덕 “중국의 한복공정에 빌미 제공…단순 실수로 넘길 일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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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전광판에서 중국 전통 의상을 '한복'(HANBOK)으로 잘못 소개한 장면.[서경덕 교수 제공]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전광판에서 중국 전통 의상을 '한복'(HANBOK)으로 잘못 소개한 장면.[서경덕 교수 제공]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인 한복이 중국 전통의상으로 둔갑하는 황당한 일이 경북 경주에서 벌어졌다. 중국풍 복식을 입은 인물을 보여주면서 복식 명칭을 ‘한복(HANBOK)’이라고 표기한 것이다. 공공 관광시설에서 벌어진 일이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최근 경주 보문관광단지 수상공연장 인근 광장에 ‘POST APEC 미디어월’을 이전 설치하고 시운전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을 소개하는 화면에 중국 전통의상을 입은 인물이 등장했는데, 복식 명칭이 한복으로 잘못 표기된 장면이 노출됐다.

해당 미디어월은 지난해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당시 보문관광단지 호반광장에 설치됐던 시설이다. 이후 다른 장소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콘텐츠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같은 오류가 단순한 오탈자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중국은 그동안 한복을 중국 문화의 일부인 것처럼 주장하는 이른바 ‘한복공정’을 이어왔다.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 백과사전은 한복을 ‘조선족 복식’으로 소개하면서 이를 중국 조선족의 전통 민속이자 중국 국가급 무형문화재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하고 있다.

중국 기업이 한복을 중국 문화로 소개해 논란이 된 사례도 있다. 과거 중국 전자제품 기업 샤오미는 스마트폰 배경화면 스토어에서 한복을 ‘중국 문화(China Culture)’로 분류해 국내외에서 비판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공공 관광시설이 중국 전통의상을 ‘한복’이라고 표기한 것은 중국 측의 왜곡된 주장을 반박해야 할 한국에서 오히려 혼란을 자초한 셈이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SNS에서 관련 화면을 지적하며 “중국에 또 하나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는 일”이라며 “중국이 한복의 기원을 자신들의 문화에서 찾으려는 주장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이런 실수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특히 경주는 한국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관광도시다.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공공 관광시설에서 한복을 잘못 소개한 만큼 단순히 화면 하나를 수정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콘텐츠 제작과 검수 과정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 문화유산을 세계에 알리는 일은 거창한 홍보사업에서만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무엇이 우리 문화이고, 무엇이 다른 나라의 문화인지 정확하게 표기하는 기본에서부터 시작된다.

한복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작 국내 공공시설에서 한복을 중국 옷처럼 보여주는 일이 반복된다면 해외에서 우리의 주장을 설득하기도 어려워진다. 이번 황당한 표기가 더욱 씁쓸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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