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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견뎌낸 한 잔의 역사… 베트남 커피, 식민지에서 세계 2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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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3회 작성일 26-01-2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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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견뎌낸 한 잔의 역사… 베트남 커피, 식민지에서 세계 2위로


- 프랑스 선교사들이 남긴 씨앗, 도이모이가 키운 산업
- 로부스타와 핀 드립이 만든 베트남 커피의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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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코리아=호치민) 이웅연 특파원 = 오늘날 베트남 커피는 강렬한 로부스타의 풍미와 연유의 달콤함으로 세계인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그러나 이 한 잔의 커피는 150년이 넘는 식민지 역사와 전쟁, 그리고 개혁과 개방의 시간을 거쳐 완성됐다.

베트남 커피의 역사는 단순한 농산물의 기록이 아니라, 국가 경제와 생활문화의 변화를 압축한 서사다.

 

시원하고 달달한 코코넛 커피 @뉴스코리아 이웅연 특파원시원하고 달달한 코코넛 커피 @뉴스코리아 이웅연 특파원

 

선교사들이 전한 씨앗, 식민지에서 시작된 커피 재배

베트남 커피의 시작은 185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랑스 가톨릭 선교사들이 커피 묘목을 베트남에 전파하면서 커피 재배가 처음 도입됐다.

이후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이어진 프랑스 식민 통치 시기, 커피는 식민지 수탈 구조 속에서 대규모 플랜테이션 작물로 자리 잡았다.

이 시기 프랑스는 중부 고원지대의 기후와 토양이 커피 재배에 적합하다는 점에 주목했고, 베트남은 점차 인도차이나 지역의 주요 커피 생산지로 편입됐다.

다만 생산의 이익은 대부분 식민 권력에 귀속되며, 커피는 오랫동안 베트남 국민의 음료라기보다 외부를 위한 수출 작물에 가까웠다.

 

베트남을 대표하는 연유 아이스커피와 블랙 아이스커피 @뉴스코리아 이웅연 특파원베트남을 대표하는 연유 아이스커피와 블랙 아이스커피 @뉴스코리아 이웅연 특파원

 

전쟁과 침체, 그리고 도이모이가 바꾼 운명

1955년부터 1975년까지 이어진 베트남 전쟁은 커피 산업에도 깊은 상처를 남겼다.

전쟁과 통일 이후 중앙계획경제 체제하에서의 실패한 경제개발로 농업 생산성은 크게 떨어졌고, 커피 역시 침체기를 겪었다.

전환점은 1986년이었다.

베트남 정부는 도이모이(Đổi Mới)라 불리는 개혁·개방 정책을 통해 시장경제를 수용했고, 커피를 전략적 수출 농산물로 적극 육성했다.

토지 사용권 확대, 민간 농가 참여, 수출 장려 정책이 맞물리며 커피 산업은 폭발적인 성장을 시작했다.

1990년대 들어 커피 생산량은 매년 20~30%씩 증가했고, 베트남은 불과 10여 년 만에 브라질에 이어 세계 2위 커피 생산국으로 도약했다.

현재 베트남은 세계 커피 공급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핵심 국가다.

 

베트남 커피의 전통방식인 핀으로 드립해서 마시는 까페쓰어다. @뉴스코리아 이웅연 특파원베트남 커피의 전통방식인 핀으로 드립해서 마시는 까페쓰어다. @뉴스코리아 이웅연 특파원

 

로부스타의 나라, 중부 고원이 만든 커피 지도

베트남 커피의 가장 큰 특징은 품종에 있다.

베트남 수출 커피의 약 97%가 로부스타(Robusta)로, 강한 쓴맛과 높은 카페인 함량이 특징이다.

우리가 잘 아는 달랏(Da Lat)을 포함한 중부 고원 5개 지방에서 베트남 전체 커피 생산량의 90% 이상이 재배된다.

이 지역의 화산토와 고온다습한 기후는 로부스타 재배에 최적화돼 있으며, 대량 생산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는 기반이 됐다.

이러한 구조는 베트남을 ‘로부스타의 왕국’으로 규정짓는 핵심 요소다.

 

베트남 커피의 새로운맛 에그(Egg) 커피 @뉴스코리아 이웅연 특파원베트남 커피의 새로운맛 에그(Egg) 커피 @뉴스코리아 이웅연 특파원

 

핀 드립과 연유, 베트남식 커피의 탄생

베트남 커피 문화는 추출 방식에서도 독자적이다.

금속 드리퍼 ‘핀(Phin)’을 이용해 천천히 떨어지는 커피를 기다리는 방식은, 진하고 묵직한 로부스타의 풍미를 극대화한다.

이 강한 맛을 부드럽게 완성하는 장치가 바로 연유다.

연유를 넣은 아이스 밀크커피 카페 쓰어 다(Cà phê sữa đá)는 베트남을 대표하는 국민 커피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뜨거운 블랙커피, 코코넛 밀크를 더한 코코넛 커피, 그리고 달걀 노른자 크림을 올린 하노이식 에그 커피까지 더해지며 베트남 커피는 하나의 문화 스펙트럼을 형성한다.

 

[다음 편 예고]

베트남 커피는 식민지의 유산이자, 개혁의 산물이며, 오늘날에는 세계인이 경험하는 문화 상품이 됐다.
다음 ③편에서는 카페 쓰어 다와 길거리 카페를 중심으로, 베트남 도시와 일상을 지배하는 ‘커피의 사회적 풍경’을 집중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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