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으로 다가가고, 밥퍼로 나누다… 한민高 '캄보디아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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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회 작성일 25-07-28 10:09본문
케이팝으로 다가가고, 밥퍼로 나누다… 한민高 '캄보디아 탐방기'
명문 시소왓 고교와 교류, 앙코르와트 탐방, 다일공동체 봉사까지
한민고 학생들의 따뜻한 5박 6일
신병철 교장, 캄보디아 국왕 훈장 수여… "교육의 본질은 나눔과 이해"
국내 유일 군인 자녀 기숙학교, 현장 중심 교육 '글로벌 인재 양성'
- 박정연 재외기자
- 입력 2025.07.25 17:09
- 수정 2025.07.25 18:36
- 댓글 6

명문 한민고등학교(교장 신병철)가 지난 7월 20일부터 25일까지, 캄보디아에서 뜻깊은 문화탐방 봉사활동을 펼쳤다. 프놈펜과 씨엠립을 오가며 현지 고등학생들과 교류하고, 고대 유적을 탐방하며, 어린이들을 위한 급식 봉사에 직접 참여한 이번 여정은 학생들에게 세계를 향한 시야를 넓히고, 이웃과 나눔의 가치를 몸소 체험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케이팝 공연으로 시작된 교류의 물결, 한국 고교 최초 현지 가정 홈스테이 눈길
여정의 첫날인 21일, 재학생들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도착해 현지 명문인 시소왓 고등학교(Lycée Sisowath)를 방문했다. 양국 학생 간 문화 교류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는 한민고 학생들이 준비한 K-팝 공연으로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무대에 오른 학생들은 뜨거운 땀과 함께 한국의 대중문화를 담아낸 노래와 춤을 선보였고, 강당을 가득 메운 캄보디아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큰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참고로, 시소왓 고등학교는 1873년 '프랑코-캄보디아 보호령 학교'라는 이름의 중등 교육기관으로 설립되어, 1933년에는 중·고등 교육기관인 '리세(Lycée)'로 승격되었다. 캄보디아의 국왕 시소왓의 이름을 따 명명된 이 학교는 152년에 이르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명문 교육기관이다. 완 몰리완(건축가), 노로돔 모니니엇 왕대비, 삼 랭시 야당 지도자, 헹 추온 나론 현 교육부 장관 등 여러 저명 인사들이 이곳 출신이다.
공연 이후 양교 학생들은 자유롭게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언어는 완벽하지 않았지만, 서로의 학교생활과 일상, 관심사에 대해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문화의 경계를 허무는 진정한 교감의 순간이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1박 2일간 진행된 홈스테이 프로그램이었다. 한민고 학생들은 시소왓 고등학교 특별 영재반(NGS) 학생들의 가정에 초대받아 하룻밤을 함께 보내며 현지의 일상 문화를 온몸으로 체험했다. 학생들은 자신들을 따뜻하게 맞아준 홈스테이 가족들과 함께 캄보디아 전통 음식을 나누며 웃음과 정을 함께 나눈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문화와 언어는 달랐지만, 식탁 위에서 오간 따뜻한 마음은 서로를 가까이 이어주었고, 그날의 추억은 오래도록 간직될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한민고등학생들이 캄보디아 현지 가정의 초대를 받아 1박2일 홈스테이를 체험했다. [한민고]](https://cdn.dongponews.net/news/photo/202507/53399_205959_2643.jpg)
신병철 한민고 교장은 "올겨울, 시소왓 고등학교 학생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한민고 학생들과 다시 만날 기회를 만들겠다. 이러한 교류가 양국 청소년 간의 우정을 돈독히 하고, 서로의 문화를 깊이 이해하는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나아가 한국과 캄보디아, 그리고 한민고와 시소왓 고교가 더욱 협력을 강화하여 함께 번영의 길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찬란한 유산을 마주하고, 따스한 온기 나눠
프놈펜에서의 일정을 마친 학생들은 캄보디아 북서부 씨엠립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앙코르와트가 있는 도시다. 천년의 세월을 견뎌낸 유적의 위엄 앞에서 학생들은 경이로움과 함께 깊은 역사적 울림을 느꼈다. 눈앞에 펼쳐진 석조 사원의 장대한 구조와 섬세한 부조들은 학생들에게 교과서나 사진 속에서만 보았던 고대 문명의 실체를 체험하게 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의 진정한 하이라이트는 바로 '나눔'이었다. 씨엠립에 위치한 다일공동체 밥퍼에서 학생들은 현지 어린이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제공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조리와 배식, 뒷정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맡은 학생들은 구슬땀을 흘리면서도 진심으로 즐겁게 임했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이연수 학생(1학년)은 "작은 식판 하나에도 감사와 기쁨이 담겨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제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식사는 단순한 배고픔의 해결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또 하나의 소통이었다.
![한민고 학생들이 씨엠립 다일공동체 밥퍼에서 현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밥퍼]](https://cdn.dongponews.net/news/photo/202507/53399_205962_348.jpg)
16년째 이어진 인연, 지속된 연대와 협력
한민고 신병철 교장과 캄보디아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9년부터 그는 15년 넘게 캄보디아 곳곳에 실질적인 지원을 꾸준히 이어왔다. 지금까지 우물 91개를 설치하고, 20개 학교에 도색 작업을 진행했으며, 자전거·컴퓨터·악기 기증, 앙코르대학교 장학금 지원, 직업학교 에어컨 설치, 화장실 개선 사업, 태권도 장비 제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이러한 꾸준한 헌신은 캄보디아에서도 높이 평가받아, 신병철 교장은 21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훈장을 수여받았다. 그는 "이 영예는 저 개인보다도, 모든 한민고 구성원들의 몫"이라며, "앞으로도 교육과 문화, 삶의 질을 함께 나누는 봉사와 실천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번 탐방은 앙코르대학교 한국어과 석미자 학과장의 주선으로 성사되었다. 오랜 시간 한국-캄보디아 간 문화교류에 앞장서 온 그는 "캄보디아에 처음 왔을 때 열악한 교육 환경과 정책을 보며 제일 먼저 할 일이 교육이라 믿었다. 지난 20년간 캄보디아 교육부와 협력해 왔는데 이번에 시소왓 NGS와 한국 최고 명문고인 한민고의 교류 협력을 돕는 역할을 할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민고, 새로운 교육의 지평을 열다
한민고는 국내 유일의 군인 자녀 기숙형 학교로, 안정된 교육 환경과 수준 높은 학업 프로그램을 갖춘 '신(新) 공교육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2021년에는 사립학교 최초로 교장 선발에 '완전 공개 경쟁방식'을 도입해 교육계 안팎의 큰 관심을 모았다. 학교 운영계획 프레젠테이션, 심층면접, 평판 조사 등 까다로운 전형을 거쳐 최종 선발된 인물이 바로 신병철 교장이다.
그는 2022년 3월 취임 이후 "교육은 교과서를 넘어, 사람과 세계를 만나는 경험이어야 한다"며 글로벌 감수성과 인성을 키우는 현장 중심의 프로그램 확대를 강조해왔다. 이번 캄보디아 문화탐방도 그 철학을 실천한 하나의 사례였다.

열정적인 프놈펜의 무대 위, 시소왓 고교 홈스테이 가족들과의 식탁 위, 앙코르와트의 타오르는 석양 아래, 그리고 밥퍼의 조리실에서… 학생들은 서로 다른 풍경 속에서 하나의 마음을 배워갔다. 나눔과 이해, 공감과 우정은 짧은 5박 6일간의 여정을 통해 깊이 심어졌고, 그것은 단지 기억에 머물지 않고 앞으로의 삶에도 영향을 미칠 씨앗이 될 것이다.
한민고의 캄보디아 방문, 걸음은 작지만 메콩강 처럼 깊었다. 국경을 넘어, 교육의 본질로 향하는 이들의 여정이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기대해본다.
![씨엠립 다일공동페 밥퍼에서 식사제공 봉사중인 한민고 학생들. [밥퍼]](https://cdn.dongponews.net/news/photo/202507/53399_205961_321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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