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여왕’과 함께 인니 K-푸드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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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3회 작성일 24-09-19 09:58본문
‘눈물의 여왕’과 함께 인니 K-푸드 '훨훨'
K컬처 업은 ‘韓食 파워’ 자카르타 점령...인니 ‘K푸드’ 현장을 가다
자카르타 남부 세노파티 지역에 50여개 한식당 줄지어
...한때 점거했던 일식당들, 한식당에 의해 대부분 밀려나
"현지인들, 한식을 높은 가격대 고급음식으로 인식"
자카르타 대표 쇼핑몰 식당가(街)도 각종 한식당과 프랜차이점들 들어차
- 황복희 기자
- 입력 2024.09.13 12:04
- 수정 2024.09.17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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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7시간여 비행거리의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지난달 중순 저녁 7시경 자카르타 남부 세노파티(Senopati) 지역에서 삼겹살이 주요 메뉴인 어느 한식당 앞에 현지인들이 줄을 서서 빈자리가 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이 가게는 개업한지 불과 3개월 밖에 안되지만, 넷플릭스에 방영된 인기 한류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 등장하면서 현지에 알려져 주말이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하는 K푸드 식당으로 부상했다.
‘00돼지집’이라는 상호의 이 식당은 한국의 한 프랜차이즈 음식점으로, 의외인 것은 주인이 한국인이 아닌 중국계 현지인이다. 그런데도 주인의 한국어 구사가 꽤 능숙하다. 가게 안에 여러 대인 TV에서도 한국의 예능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어 서울의 여느 식당과 차이점을 못느낄 정도. 직원들이 입고 있는 유니폼에도 태극 마크가 달려있다.
이 식당 사장인 로비 씨(38)는 “인도네시아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서울의 연세어학당에서 2년 정도 한국어를 배웠다”면서 “인도네시아 음식 보다는 한국음식이 통할 것 같아 한식당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식당에 손님이 몰리는 이유에 대해 주저없이 “K팝과 K드라마가 인기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곳의 메뉴는 불판에 굽는 돼지고기류 외에 냉면, 도시락 김치볶음밥, 계란찜 등 다양하다. 로비 씨는 “손님들은 주로 젊은 사람들이며 현지인과 한국인이 8대2 정도 비율로 찾는다”면서 “삼겹살이 인기가 많고 김치찌개, 된장찌개, 순두부 찌개도 현지인들이 좋아한다”고 전했다.
자카르타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K푸드 열풍을 실감나게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이날 취재한 ‘00돼지집’이 있는 세노파티 지역에는 한식당이 50여개나 깔려있다. 박수덕 인도네시아 대리대사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자카르타 전역에 150개 가량의 한국음식점이 있다”면서 “무엇보다 현지인들 사이에 한국음식이 높은 가격대의 고급음식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알려줬다.
자카르타 세노파티 지역 한식당들 가운데 맛과 인기 면에서 ‘갑’으로 알려진 ‘00가든’이라는 한식당을 찾았다. 이 곳은 1, 2층에 걸쳐 240석 규모로 2층은 여러 개의 룸으로 나뉘어 있었다. 메뉴판을 펼치자 온갖 종류의 한식이 다 들어있었다. 2015년에 이 식당을 오픈했다는 강진호 사장(47)은 “메뉴가 130가지가 넘는다”고 말했다. 직원수 또한 6명의 셰프를 포함해 모두 80명.
요리 경력 20년이라는 강 사장은 “현지인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6개월에 한번씩 메뉴를 바꾼다”면서 “단품 메뉴로 식당을 개업했다간 처음에는 잘되다가 어느순간 손님이 뚝 끊기는게 자카르타의 특징”이라고 귀띔했다.
강 사장은 재인니 외식업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어 현지 업계에 대해 빠삭했다. 그는 K푸드 열풍에 대해 “2~3년전 부터 넷플릭스 드라마와 유튜브 등을 통해 한식이 알려지면서 반응이 되게 좋아져, 특히 지난해부터 한식당이 많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특징적인 것은 이로 인해 과거 이곳 세노파티 지역을 점령하다시피 했던 일식당들이 그 사이 한식당들에 의해 거의 밀려났다는 사실이다. 강 사장은 “최근들어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일식당이 하나둘 새로 문을 여는 추세”여서 다소 긴장해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 이곳 40대 미만 젊은 사람들에게 일식과 한식 중 뭘 먹을지 물으면 한식을 선택한다”며 한식의 인기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강 사장은 “여기 젊은이들이 간장게장을 좋아한다면 믿겠느냐”고 물었다. “유튜버가 간장게장을 먹는 것을 보고 그것을 먹어보려다가 식당을 못찾으면 한국으로 나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곳 젊은이들이 대창, 곱창 같은 음식을 찾기도 한다”며 한편으론 놀라울 정도인 K푸드의 현실을 상기된 표정으로 전했다.
이 식당은 고추장, 된장, 고춧가루 등은 한국에서 들여오고 식재료는 거의 다 현지에서 조달해 쓴다고 했다.
강 사장은 “앞으로 프랜차이즈 형태의 한식당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한국의 경기가 안좋으니 프랜차이즈들이 해외로 눈을 돌려 공격적으로 가맹점을 늘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 건물의 옥상을 루프탑 식당으로 꾸며 오는 12월 퓨전 한식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식 트렌드요? 넷플릭스나 TV를 잘 보면 알 수 있다”고 강 사장은 말했다. 자카르타 한식당의 음식가격은 서울과 비슷하거나 약간 싼 수준이다. 비즈니스 중심도시인 자카르타의 경우 식자재 비용이 비싸 동남아 수준으로 생각하면 안된다고 강 사장은 얘기했다.
세노파티에서 택시를 타고 30분가량 이동하면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간다리아 지역이다. 이곳에 롯데마트가 있다. 롯데마트는 현재 인도네시아에 48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그 중 자카르타에만 9개가 있다.
롯데마트 간다리아시티점이 입주해있는 간다리아시티몰은 자카르타 대표 쇼핑몰로서 지하 1층에 2000여평 규모의 롯데마트가, 지상 1·2층 식당가에도 각종 한식당과 한국의 프랜차이즈 피자, 치킨, 디저트, 칼국수, 자장면 집 등이 즐비해 세노파티 한식당 거리에 이어 자카르타의 K푸드 성지라고 할 만 했다.
특히 2층 식당가에는 비빔국수, 떡볶이 등을 판매하는 분식점과 더불어 온갖 종류의 떡볶이를 맛볼 수 있는 떡볶이 뷔페식당도 있다. 간판에 ‘Korean Topokki Buffet’라고 쓰인 이 식당 앞에서 현지인 여종업원이 한국말로 “떡볶이” “떡볶이”하며 호객을 하고 있었다. 1층 식당가에는 국내 유명 한식당 ‘000' 분점도 입점해 대표메뉴인 양념갈비 외에 된장찌개, 김치찌개, 갈비탕 등 각종 탕·찌개류를 선보이고 있었다.
지하1층의 롯데마트는 올해 1월 이곳 간다리아시티점을 그로서리(식품) 전문 매장으로 변신시켜 식료품 면적을 80%까지 늘려놓았다. 매장 안 푸드코너에는 즉석조리 부스를 두고 떡볶이, 김밥, 양념치킨, 불고기 피자 등을 팔고 있었다.
기자가 취재차 방문한 날은 평일 한낮이라 그런지 롯데마트를 포함해 식당가에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방문객들은 대부분 20~30대로 보이는 젊은 현지인들이었으며 매장 직원들 또한 하나같이 20대 젊은이들이어서, 2억8000만 인구의 평균 연령이 29.7세인 ‘청년국가’ 인도네시아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오는 10월부터 수입식품은 할랄인증 필수
KOTRA 자카르타무역관이 최근 내놓은 ‘인도네시아의 한국식품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통계·설문 전문기관인 Statista가 인도네시아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86%가 한국식품을 즐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으로부터 식품 수입 또한 증가해 2023년 기준 음료는 전년대비 16.7%, 제조식품은 6%가 각각 늘었다.
Biospringer에 의하면 현지에서 인기가 많은 한국식품으로는 떡볶이, 라면류, 김밥, 김치, 불고기, 핫도그, 어묵 등이 꼽혔다.“2023년엔 딸기, 배, 김, 한국음료(커피 등)의 인기가 많았다”고 현지 프리미엄 마트인 Ranch Market 관계자는 전했다.
한국식품의 인기는 인도네시아 식품기업이 ‘아리랑’이라는 브랜드로 한국의 라면을 제조해 판매하고 있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이 기업은 다양한 한국식품의 추가 출시를 위해 최근 KOTRA에 한국측 OEM 파트너를 소개해줄 것을 요청해왔으며, 현재 2~3개 기업과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 한국식품 유통업체로는 40여개 직영점을 운영하며 인도네시아 전역 5000여개 마트에 한국식품을 공급하는 무궁화유통(대표 김종헌)이 대표적이다. 최근엔 한국 편의점과 유사한 형태의 한국식품 전문 편의점(K3 Mart)이 생겨 인기를 끌고 있다.
인도네시아 식품시장의 규모는 2024년 2502억 달러(출처 Statista)로 예상되며 2029년까지 매년 약 6% 성장이 전망된다.
다만, 인도네시아 식품시장 진출과 관련해 유의할 점은 오는 10월부터 수입식품에 대해 할랄 인증이 필수로 요구된다는 사실이다. 전체 인구의 87% 이상이 이슬람교도(무슬림)로 추정되는 인도네시아에서 식품을 유통하기 위해서는 할랄 인증 취득이 필수적이다. 할랄 인증은 인도네시아 할랄인증청(BPJPH)에서 받을 수 있는데, 지난해 11월 국내 할랄 인증기관 2개소와 인도네시아 할랄인증청 간 상호인정 협약을 체결해 국내 기관을 통해 인증을 취득한 후 현지로 할랄 식품을 수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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