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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왕국 최고 훈장받은 부영그룹, 현지서 ‘망신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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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회 작성일 24-10-1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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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왕국 최고 훈장받은 부영그룹, 현지서 ‘망신살’


부영 보레이 단지 분양 취소 사건으로 ‘신뢰’잃어
학부모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우정캄보디아학교’
유치원서 초중고교까지 71개 교실 학생수 ‘텅텅’
나 교장, “한국어·영어 병행수업으로 경쟁력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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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그룹 창업주인 이중근 회장의 아호를 따 지은 캄보디아 프놈펜  소재  '우정캄보이아 학교'전경부영그룹 창업주인 이중근 회장의 아호를 따 지은 캄보디아 프놈펜  소재  '우정캄보디아 학교'전경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 시내는 물론이고 전국 주요 도시에 가 보면 부영그룹의 '사랑으로' 글자와 원앙새 커플 이미지가 그려진 연녹색 시내버스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가 있다. 국내 재계 순위 26위(2024년 기준) 대기업인 부영그룹이 기증한 시내버스 차량들이다. 부영그룹은 이웃 나라인 라오스에도 최근 시내버스를 기증하는 등 총 2000여대 버스를 저개발국가에 제공한 바 있다. 이같은 공로로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은 지난해 훈센 전 캄보디아 총리로부터 캄보디아 왕국 최고 훈장인 국가유공훈장을 받기도 했다.

지난 2007년 캄보디아에 처음 진출한 부영그룹은 캄보디아 정부와의 관계 및 소통강화를 위해 그동안 많은 공을 들여왔다. 서울 한남동 소재 2층짜리 가정집을 사용하던 주한캄보디아대사관을 부영그룹 본사가 있는 중구 서소문으로 유치시킨 것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가 있다.

그룹 창업주이자 올해 83세가 된 이중근 회장(1941년생)은 지난 8월 27일 치러진 제19대 대한노인회장 선거에 재출마해 현 김호일 회장을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앞서 지난 5월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로부터 캄보디아 경제 개발을 비롯해 다양한 정책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고문 위촉장을 받기도 했다. 이뿐 아니다. 국내에서도 미래인재육성에 관심을 갖고 교육 및 장학사업에도 많은 투자를 해온 부영그룹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현지인 자녀들을 위한 현지 사립학교까지 건립했다.

이 회장의 아호인 ‘우정(宇庭)’를 딴 ‘우정캄보디아학교’는 앞서 지난 2022년 6월 헹 추온 나론 교육청소년장관까지 초대한 가운데 성대한 기공식을 가진 데 이어, 마침내 지난해 4월 연면적 1만5475㎡(4689평), 3개 동 5층 규모로 어린이집과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 71개 교실 약 18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사립학교가 완공됐다. 이후 초대교장인 나상대 교장을 중심으로 유치원 및 초중고 전 학년에 현지인 교사들을 채용하는 등 준비를 본격 서둘렀고, 1년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지난 9월 2일 ‘우정캄보디아학교’를 정식 개교했다.

그동안 1만여 현지 교민사회도 한국의 대기업이 지은 사립학교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냈다. 하지만 아쉽게도 최근에 확인해 본 결과, 부영그룹이 새로 문을 연 이 학교는 초중고와 유치원생을 포함한 총 입학생수가 겨우 15명 내외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현지 교민사회를 안타깝게 했다. 이달 초 기자가 직접 가 본 부설 유치원 교실은 단 2명의 현지인 어린이들만 수업을 받고 있었고, 교실 복도에선 어린 학생들의 웃음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학교가 인구 밀집지역인 프놈펜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데다, 넓은 운동장과 쾌적하고 우수한 교육환경 인프라를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등록 학생수가 턱없이 적은 이유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과 함께 일각에선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민은 “부영그룹측이 학교 건물을 짓는데만 너무 치중하다 보니, 그동안 학교 홍보를 충분치 못해 보였고, 현지 교육환경의 특성과 현지인 학부모 및 학생들이 실제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일침했다.

초등학생 연령 자녀들을 둔 현지인 학부모 소티아 씨(43) 역시도 한국 대기업이 지은 사립학교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렇게 평가했다.

“학부모 사이에서는 한국의 건설 대기업이 투자한 거라 교육 인프라시설이 매우 좋다고 입소문이 나 있다. 하지만, 이 학교는 영어 등 외국어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교육환경을 갖춘 국제학교가 아닌 일반 사립학교다. 그래서 (자녀들의 입학이) 솔직히 망설여진다. 캄보디아 교육부가 정한 교육과정만을 배우는 일반 학교라면 (이 학교 말고) 주변에 얼마든지 있다. 게다가 매월 미화 200~300불(한화 30만~40만원)의 적지 않은 수업료를 낼 수 있는 현지 중산층 이상 학부모들 입장에선, 굳이 교육 노하우도 없는, 한국계 유명 건설회사가 만든 사립학교에 단지 외형과 시설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자녀들을 보내는 모험을 감내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부영그룹이 프놈펜 시내에  아파트를 지어  분양을 시작하고 있는 부영타운아파트 전경부영그룹이 프놈펜 시내에  아파트를 지어  분양을 시작하고 있는 부영타운아파트 전경

이처럼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낮은 입학 등록률에 대해, 부영그룹이 이 학교 인근에 새로 지은 부영타운 아파트의 낮은 분양실적과 더불어, 지난 2021년 연말 발생한 캄보디아 부영 보레이 단지 분양 취소 사건으로 인한 현지인들의 부영그룹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신뢰성 저하도 학교 이미지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현지 교민들의 일부 주장도 어느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나상대 우정캄보디아학교 교장은 “등록 입학생수가 적은 것은 개교한 지 얼마 안 된 학교이고, 그동안 준비 과정에서 홍보할 시간이 많이 부족한 탓에 아직은 현지인 학부모들의 (학교에 대한) 신뢰를 쌓지 못해서”라며 나름의 원인을 분석했다.

나 교장은 “교사들은 이미 학년별로 전원 채용했지만, 본격적인 준비는 교육 기자재 준비 등으로 인해 학교 홍보를 올해 7월부터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 현재는 자체 ‘SNS’와 버스 광고판을 통해 학교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최근 들어 우리 학교에 관심을 가진 현지 학부모들이 많아 문의도 많고 자체 페이스북 접촉자수도 꽤 많은 편이다”고 전했다.  비싼 수업료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현지 학부모들의 주장에 대해 나 교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수업료는 학령별로 월 240~370달러(원화 32만~50만원) 수준이지만, 올해 12월까지 입학할 경우 연간 50% 수업료 특별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 학교는 크메르어 수업 외에 영어와 한국어로 된 교육과정을 병행하며, 향후 한국 대학들과 업무협약을 체결, 우리 재학생들의 한국 유학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 등록학생수가 적은 것은 솔직히 우리도 고민이기는 하지만, 신뢰도의 문제다. 우리 학교에 대한 현지인 학부모들의 신뢰를 쌓으려면, 앞으로 시간이 더 걸릴 것이고, 열심히 최선을 다한다면, 입학생수도 지속적으로 늘어 날 것으로 생각한다.”

한편, 부영그룹이 야심차게 개교한 현지 학교가 이처럼 학생모집에 애로를 겪는데 대해 부영그룹 해외법인의 한 관계자는 "학교 인근에 분양한 부영타운 아파트에 입주가 본격화되면 학생들이 들어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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