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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그룹 캄보디아 건설 프로젝트는 왜 비실비실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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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4-11-1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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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그룹 캄보디아 건설 프로젝트는 왜 비실비실한가


남양주 설계도 거의 베껴 프놈펜 아파트 건설
현지 기후나 주거환경 고려하지 않아 발길 ‘뚝’
상대적으로 천정 낮고 복도식 계단과 통풍도 문제
분양 시작 한 달 넘겼지만 계약건수 2~3% 불과
과거 빌라 계약했다가 일방적으로 폐기 ‘신뢰’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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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지난 10월8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개최된 '부영타운 그랜드 오프닝행사'에 참석하고 있는 장면.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지난 10월8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개최된 '부영타운 그랜드 오프닝행사'에 참석하고 있는 장면.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로제가 브루노 마스와 함께 부른 노래 ‘아파트’가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워낙 인기가 높다 보니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로제의 아파트 노래 때문에 아파트 값이 오를까 걱정이란 농담까지 할 정도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버금가는 ‘아파트’의 대히트는 과거 윤수일이 부른 ‘아파트’마저 재소환할 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파트먼트(Apartment)의 한국식 영어 표현인 ‘아파트(A.P.T)’라는 단어는 물론, 아파트가 가진 문화적 공간으로서의 특성마저 해외 팬들의 큰 관심거리이자 화제가 된 상황이다.

하지만, 정작 현실속 아파트는 사정이 다르다.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하는 그런 아파트도 요즘 많다. 굳이 꼽으라면, 국내 대기업 부영그룹이 캄보디아에 지은 아파트도 아마 그 중 하나일 것이다. 본지는 캄보디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영그룹 관련 낯뜨거운 현장을 2회에 걸쳐 게재한다.<편집자 주>

지난 10월 8일 부영그룹 창업주인 이중근 회장이 수도 프놈펜에서 열린 <부영타운 그랜드 오프닝 행사>에 참석했다. 이 행사에는 싸이 삼얼 캄보디아 부총리 겸 국토개발부장관과 후엇 사이 프놈펜 부시장, 박정욱 주캄보디아대한민국대사를 비롯한 주요 내‧외빈 다수가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치러졌다.

국내 재개 순위 27위인 부영그룹이 새롭게 선보인 아파트 단지는 총 1474가구 규모로 지하 4층∼지상 21층 총 4개 동에 전용면적 65㎡ 568가구, 85㎡ 608가구, 117㎡ 298가구로 구성돼 있다. 이외에도 총 223개 점포로 구성되는 중대형 상가 쇼핑몰도 같은 날 동시 분양을 시작했다. 행사 직후 국내 주요 언론들은 앞다퉈 한국의 대기업이 캄보디아 현지에 2만세대 미니신도시 건설을 목표로 지은 아파트 타운 1차 분양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이후 부영그룹이 지은 부영타운 분양 실적 관련 소식은 그야말로 감감 무소식이다. 공식 분양을 시작한 지 이미 한 달여가 지났지만, 계약건수가 여전히 기대치에 훨씬 미치지 못해, 회사 관계자들마저 당황하고 있다는 소문마저 돈다.

캄보디아 현지에서 10년 가까이 거주한 교민이자, 부동산 전문가인 김철수(가명)씨는 이달 초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부영그룹이 현지에서 각종 매체를 통해 아파트 분양 광고를 대대적으로 냈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 경우는 10여 건도 채 안 되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현 시세에 비해 분양가가 너무 비싸다. 최근 분양가를 낮췄지만, 여전히 주변 시세에 비해 비싼 편이다. 코로나19 이후 주변에는 빈 아파트도 많아 실제 수요도 적다. 게다가 현지 기후나 주거환경, 현지 고객의 선호도를 배려하지 않고 한국에서 지은 아파트 설계도를 그대로 가져와 지은 게 가장 큰 문제다. 현지 소비자들은 복도식 계단과 집 구조도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기업이 지은 아파트라서 현지인 친구들에게 홍보를 하고 싶지만, 솔직히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분양사무소 앞에서 우연히 만난 현지인 고객 역시 “한국기업이 지은 아파트답게 고급 마감재를 쓴 것은 마음에 든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대 교통체증이 심한데다, 천정이 기존 다른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내부공간이 답답한 느낌마저 든다. 낮에도 통풍과 환기도 잘 안 될 것 같다. 아파트 건물 동 간 공간도 너무 좁아, 오후에도 시원한 자연 바람과 햇살을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8일 열린부영타운 그랜드 오프닝 축하공연에 나선 압사라 전통무용수들이 하객들에게 전통예법으로 인사를 하고 있다.지난 10월 8일 열린부영타운 그랜드 오프닝 축하공연에 나선 압사라 전통무용수들이 하객들에게 전통예법으로 인사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굳이 현지 문화나 환경과 맞지 않은 한국식 아파트를 굳이 건설한 이유는 뭘까?

과거 부영그룹에서 일한 경력을 가진 한 교민은 "지금 분양중인 아파트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 과거 경기도 남양주에 지은 부영아파트 설계도면을 거의 그대로 가져와 현지 실정과 환경에 맞게 적당히 변경한 수준"이라고 털어놨다.

아파트 외벽에 칠해진 녹두색 페인트 도색도 낮은 점수를 받고 있다. 프놈펜이라는 도시 환경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이다. 현지 교민들마저도 도시 미관을 해치는 매우 촌스러운 색상이라고 지적한다. 우리에겐 익숙한 ‘사랑으로’ 로고 글씨도 마찬가지다. 부영 측에서는 순우리말 브랜드를 유지한다는 자부심이 상당해보이지만, 한글을 전혀 모르는 현지인들의 눈에는 그저 이해하기 불가능한 상형문자 정도로만 보일 뿐이다.

공식 분양을 시작한 지 두 달여가 다 돼 가지만, 확인 결과, 부영타운 아파트 분양률은 채 2~3%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입주민 상당수는 부영그룹 현지 파견 직원들의 숙소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굴지 대기업이 건설한 주거단지가 이처럼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별로 없는 이유에 대해 현지인 사업가 썸랑(47. 가명)씨는 또 다른 시각으로 이를 설명했다. 그는 제일 먼저 한국 대기업에 대한 현지의 낮은 신뢰도를 지적했다.

"지난 2022년으로 기억한다. 부영그룹이 프놈펜 시내 알짜배기 땅에 분양한 대규모 빌라 단지(보레이 센속)를 갑자기 회사 측이 계약을 일방 파기하는 바람에, 현지인 고객들 사이에서 회사에 대한 이미지가 극도로 나빠졌다. 내 친구도 당시 (보레이 센속) 계약 파기 피해자인데, 다시는 한국 건설사가 짓는 집은 구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700여 세대 고급주택단지 분양계약 일방 취소에 현지 고객들 분통 터트려

실제로 2020년 당시 부영그룹이 프놈펜에 건설한 700여 세대 고급주택단지 분양 계약을 일방 파기하는 바람에 수년째 입주를 기다리던 현지 피해고객들의 불만과 피해가 컸던 게 사실이다. 당시 일부 계약자들은 현지 부영크메르은행 본사까지 찾아가 집단 항의를 벌이기도 했다. 이후 위약금 문제는 합의 하에 어느 정도 해결됐지만, 이후 한국계 기업에 대한 현지 신뢰도는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부영 보레이 센속 단지는 현재까지도 외부 공사가 거의 완료된 가운데, 빈 건물째 그대로 방치돼 있다. 단지로 진입하는 주 진입로는 외부인 출입이 일체 허용되지 않고 있다. 한때 이미 완공된 주택단지가 임대 사업용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지만, 이 회사 관계자는 “아직 본사에서 결정 내린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말을 아꼈다.

부영그룹이 캄보디아 프놈펜에 건설한 부영타운 분양사무소 전경. 바로 뒷편에 본격 분양을 시작한 부영아파트가 보인다.부영그룹이 캄보디아 프놈펜에 건설한 부영타운 분양사무소 전경. 바로 뒷편에 본격 분양을 시작한 부영아파트가 보인다.

또 다른 현지 부동산 전문가는 "부영그룹이 10여 년 전 쯤 부지를 구입할 당시와 비교해 지금은 최소 10배 이상 부동산 시세가 올랐기 때문에, 그동안 들어간 주택 건설 관련 각종 비용과 인건비 등 운영 관리비 손실 및 적자를 모두 감안하더라도, 부영측에선 손해 볼 게 없을 것이다. 회사측이 기존에 지은 건물을 모두 없애고, 지금 당장 땅만 되판다고 하더라도 최소 몇 배는 남는 장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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