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한국 전통음악, 클래식과 만나 세상을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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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3회 작성일 25-02-11 11:03본문
미얀마‧한국 전통음악, 클래식과 만나 세상을 품다
‘Light of Yangon Philharmonic’ 정기공연
메마른 땅에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 전해
미얀마 전통음악, 세계와 소통하며 정체성 이어가
- 전창준 재외기자
- 입력 2025.02.10 11:54
- 수정 2025.02.10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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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25일, 양곤 롯데호텔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린 제3회 Light of Yangon Philharmonic정기 공연이 마무리되었다. Light of Yangon Philharmonic이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한인회 단체와 현지인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공연은 예술의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조화를 선보이며, 청중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또한, K&L Museum과의 협업을 통해 미얀마 대표 화가들의 작품도 함께 전시되었으며, 판매된 작품의 수익금 전액이 Light of Yangon Philharmonic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기부되어 더욱 의미 있는 행사가 되었다.
아름다운 선율 속에 담긴 이야기
1부의 시작은 엔니오 모리꼬네의 ‘Cinema Paradiso (Main Theme)’로, 미얀마 피아니스트 민 탄트 슈웨(Min Thant Shwe)가 감미로운 연주를 선보이며 청중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영화 음악의 아름다움이 피아노 선율을 통해 재해석되며, 마치 마음속 깊은 대화를 나누는 듯한 순간이었다. 이어지는 무대에서는 에드바르 그리그의 ‘홀베르그 모음곡 (The Holberg Suite, Op. 40)’과 W. A. 모차르트의 ‘G단조 교향곡, K. 550 (1악장)’이 연주되었다. 이 두 곡은 고전 음악의 섬세함과 풍부한 정서를 드러내며 청중들에게 클래식 음악의 매력과 깊이를 전했다.
미얀마 전통 하프인 ‘사웅(Saung)’을 연주한 ‘Pyoe Mar Tan (Unceasing Tears)’ 또한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하프 연주자 닥터 수자자(Dr. Su Zar Zar)와 오케스트라가 함께 만들어낸 선율은 깊은 슬픔과 희망을 동시에 담아내어 미얀마 전통 음악의 정수(精髓)를 드러냈다. 이 곡은 미얀마 문화의 역사적 정체성을 담은 동시에, 세계무대에서 그 예술적 가치를 선보이는 장이 되었다. 특히 한국과 미얀마 전통 음악이 같은 무대에서 서양 클래식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각국 음악의 독창성과 공통된 감성을 강조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 전통 악기 해금이 선보인 ‘비(Korean for "Sorrow")’와 ‘인연(Korean for "Fate")’은 이날 공연의 대표적인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다. 해금 연주자 이소예의 아름다운 선율은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며 관객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안겼다. 해금은 한국의 전통 현악기로, 그 소리는 인간 내면의 깊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독보적인 악기다. 연주의 순간마다 선율에 담긴 서정미와 깊이는 미얀마 관객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선사했다. 한국 전통 음악이 전 세계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보편적이고 강력한 메시지를 가지고 있음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섬세한 감정과 에너지의 만남
2부는 더욱 넓어진 음악적 스펙트럼을 통해 작곡가들의 세계로 관객들을 안내했다.사무엘 바버의 ‘Adagio for Strings’로 시작된 무대는 오케스트라의 감미로운 연주를 통해 슬픔과 감동의 정수를 전달했다. 이어 W. A. 모차르트의 ‘Rondo in D Major, K. Anh. 184’는 박상희 플루티스트의 경쾌한 연주로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다채로운 음악적 변화를 제공했다.
클로드 드뷔시의 ‘Clair de Lune’에서는 피아니스트 아비가일 쉬(Abigail Shwe), 바이올리니스트 네이 헤이 타르 네이(Nay Hay Tar Nay), 첼리스트 쪼진무(Gyaw Zin Moo)가 함께 환상적인 앙상블을 연출하며 월광의 신비로움을 선사했다.
특별한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된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Violin Concerto, D Major)’과 앤토닌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신세계 교향곡)’은 감정의 절정을 담아내며 오케스트라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또한, 일본 애니메이션의 사랑받는 명곡인 조 히사이시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 메인 테마’는 피아니스트 아비가일 민(Abigail Min)의 손끝에서 생명을 얻어 모든 세대의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번 공연은 클래식과 현대 음악, 그리고 전통과 현대적 해석의 조화를 이루어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했다. 특히 한국과 미얀마의 전통곡으로 구성된 무대는 각각의 문화적 정체성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매마른 미얀마 땅에 단비 같은 공연
미얀마는 최근 들어 정치적 혼란과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문화적 활력을 잃어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열린 제3회 Light of Yangon Philharmonic은 단순히 음악적인 즐거움을 넘어, 마치 메마른 미얀마 땅에 단비와 같은 위로의 메시지를 던졌다.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을 아우르는 음의 조화는 모든 관객들에게 치유와 영감을 전하며 긍정적인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Light of Yangon Philharmonic 관계자는 "이번 공연은 한국과 미얀마가 문화라는 소통의 언어로 관계를 이어간 중요한 기회였다. 향후에도 이와 같은 문화적 교류를 통해 양국의 유대가 더욱 깊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다양한 음악적 도전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고, 음악을 통해 관객들과 소통하며 전 세계적인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겠다"라고 전했다.
이번 정기 공연에서 한국 전통음악은 단순히 과거의 소리가 아닌, 현재와 세계 속에서 생생히 살아 숨 쉬는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미얀마 전통음악과 서양 클래식의 조화는 각자의 문화를 존중하면서도 함께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다가올 공연에서도 Light of Yangon Philharmonic은 음악을 통해 새로운 공감을 이끌어내고, 전통과 현대를 잇는 무대를 선보일 것을 약속하며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이번 정기 공연은 단순히 음악 감상에 그치지 않고, 음악이 가진 힘과 메시지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연결하는 강력한 매개체임을 보여준 뜻깊은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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