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 박카스’ 꿈꾸며 세계무대 도전… 서병훈 금산몰 대표의 ‘인삼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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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5-06-24 10:14본문
‘인삼 박카스’ 꿈꾸며 세계무대 도전… 서병훈 금산몰 대표의 ‘인삼 신화’
수출 20억 돌파, 월마트 납품 추진
캄보디아 다문화가정·어린이 합창단 후원 '나눔 실천'
- 박정연 재외기자
- 입력 2025.06.23 16:19
- 수정 2025.06.23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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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0~21일 캄보디아 프놈펜 코픽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Mini-KBEE 2025’에 참가한 금산몰 부스와 서병훈 금산몰 대표(가운데).[박정연 재외기자]](https://cdn.dongponews.net/news/photo/202506/53119_205455_1922.jpg)
한국의 전통 건강식품인 홍삼이 동남아시아와 북미 시장에서 ‘에너지 음료’로 탈바꿈하며 주목받고 있다. 그 주역은 충남 금산에 본사를 둔 ㈜금산몰(대표 서병훈·58). 그는 "한국 인삼을 전 세계인의 일상 속 건강 파트너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비전을 갖고, 병‧캔 형태의 홍삼 음료 ‘인보삼(INBOSAM)’ 시리즈를 내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20~21일 캄보디아 프놈펜 다이아몬드 아일랜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Mini-KBEE 2025(미니 코리아 브랜드 & 엔터테인먼트 엑스포)’에서는 금산몰 부스가 현지인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인보삼’ 제품 시음과 체험 행사가 연일 인산인해를 이뤘고, 현지 주요 유통사들과의 상담도 활발히 진행됐다.
"박카스 같은 인삼 음료 만들겠다" 도전
금산몰의 ‘인보삼’ 병 음료는 6년근 금산 인삼 한 뿌리가 통째로 들어간 프리미엄 제품이다. 병을 열면 홍삼 특유의 은은한 향이 퍼지고, 진한 맛이 특징이다. 베트남 시장에서는 ‘제사상에 오르는 음료’라는 뜻밖의 별칭도 얻으며 현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서병훈 대표가 자랑하는 제품명 ‘인보삼’은 인삼으로 몸을 보호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서병훈 대표가 특히 공을 들인 것은 캔 음료 ‘인보삼D’ 출시였다. 그는 "인삼으로 박카스 같은 에너지 음료를 만들고 싶다"는 목표를 세우고 3년 전부터 캔 음료 개발에 착수했다. 하지만 캔 음료는 생산 최소 주문량(MOQ)이 하루 30만 개, 기본 주문량이 60만 개에 달하는 대량 생산 체계가 필수였다. 소규모 자본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한 규모였다. 서 대표는 직접 발로 뛰며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바이어들을 수없이 만나고 설득했다. 몇 번 거절당하고 문전박대를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2023년 10월, 첫 60만 개 주문을 받아내고 본격적인 대량 생산과 수출에 성공했다. 출시 초기부터 베트남 대형마트 전광판 광고와 SNS 마케팅으로 주목을 받았고, 현지 소비자 반응은 뜨거웠다. 특히 베트남의 대형마트인 이온몰(EON MALL)과 롯데마트 등에 입점시키며 판매망을 확장했다.
"캔 하나에 농축액 함량을 기존 제품보다 두 배 이상 넣었고, 인공 향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뚜껑을 열면 은은한 홍삼 향이 자연스럽게 퍼지죠. 먹어보면 맛과 향에서 확실한 차별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현재 인보삼 캔 음료는 매월 컨테이너 한 대 이상씩 꾸준히 베트남으로 수출되고 있으며, 명절 시즌에는 컨테이너 두 대 분량까지 판매될 정도로 인기다. 미국 시장으로도 진출해 월마트 납품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마트24, 경북통상, 팔도라면 등도 부스를 운영하며 한국 브랜드의 우수성과 현지 시장에서의 확장 가능성을 적극 홍보했다.
2016년 베트남 전시회 참가 '터닝포인트'
서 대표의 해외 진출은 2016년 베트남 호찌민 SECC 전시회 참가에서 시작됐다. 그는 무역협회의 지원으로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며 글로벌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충남도와 한국무역협회의 지원사업을 통해 첫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 베트남 현지를 직접 방문해 일주일간 시장조사를 벌이고, 바이어들의 반응을 꼼꼼히 파악했다.
그해 첫 수출액은 1천만 원에 불과했지만, 이는 그에게 큰 가능성을 보여준 계기였다. 이후 매년 4~5차례 해외 전시회에 꾸준히 참여하며 글로벌 판로를 확대했다. 특히 약 7년 전 프놈펜에서 열린 한국상품전에서 만난 인연으로, 그는 코로나 기간을 제외하고 해마다 캄보디아에서 열린 박람회 행사에 빠짐없이 참가해 현지 바이어들을 만나며 시장 확대에 공을 들여왔다. 매번 행사를 취재해온 기자와는 이러한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처음에는 무역보험 등 지원 서비스도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무역협회와의 긴밀한 소통 덕분에 안정적인 수출 환경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특히 수출 보험 덕분에 제품을 먼저 보내도 안심할 수 있었고, 이 서비스 덕에 초기 수출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금산몰은 2024년 수출액 20억 원, 전체 매출의 85%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매출은 약 3억 원으로, 수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그는 "예전에는 하루 매출이 6500만 원까지 나올 정도로 국내 시장에서도 잘 팔렸지만, 중국산 홍삼과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의 목표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앞으로도 더 많은 해외 전시회에 참여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금산몰의 홍삼을 전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금산몰이 해외에 수출한 인보삼 드링크 제품이 베트남 Gmart와 Aeonmall, Guadian, Medicare, Emart 등 대형마트와 약국까지 입점해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금산몰]](https://cdn.dongponews.net/news/photo/202506/53119_205456_2038.jpg)
성공의 키워드 ‘직거래·소비자 중심·디자인’
금산몰은 수출 성공 비결로 세 가지 원칙을 강조한다. 첫째, 중간 유통상을 배제한 ‘직거래’로 비용 구조를 단순화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한국의 중개무역 업체를 통하면 단가가 올라 제품 품질에 투자할 자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직접 바이어를 찾아 연결함으로써 비용을 줄이고 제품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둘째, ‘소비자 중심’ 제품 개발이다. 서 대표는 "바이어가 아무리 좋아도 소비자가 만족하지 못하면 거래는 지속 불가능하다"며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바이어도 자연히 돌아온다"고 말했다.
셋째, ‘독창적 디자인’으로 현지 시장에서 눈에 띄는 포장과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했다. 기존 홍삼 제품은 전통적으로 빨간색과 금색 위주였지만, 금산몰은 오렌지색과 녹색, 흰색을 조합해 신선함과 친근함을 강조했다. ‘아침마당’이라는 브랜드명 역시 신선함과 활기를 전달하며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서 대표는 "오렌지색과 흰색의 조합이 매대에서 확실히 눈에 띄었다. 베트남 소비자들에게도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위기 속 신뢰와 네트워크의 힘
2019~2021년 사이 금산몰은 한 차례 큰 위기를 겪었다. 중국발 해상 운송 제재로 인해 베트남 설날 대목을 겨냥한 물량이 제때 도착하지 못하면서 수억 원대 손실 위기에 놓였다. 바이어는 배송 지연을 이유로 수령을 거부했다. 서 대표는 새 바이어를 찾기 위해 발로 뛰었다. 기존 갈등이 있던 바이어에게도 솔직하게 상황을 설명했고, 결국 인근 유통업체가 전량을 인수하며 위기를 넘겼다.
"위기는 언제든 올 수 있지만, 미리 준비하고 신뢰를 쌓아놓는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사람과의 관계가 결국 회사의 생존을 좌우합니다."
이후 금산몰은 페이스북 등 SNS 채널을 적극 활용해 현지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디지털 마케팅도 강화했다. 그는 생산 과정과 현지 홍보 활동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이를 통해 바이어들이 제품 홍보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직원들과 가족들은 SNS 활용을 반대했지만, 베트남 소비자들에게는 신뢰를 주는 강력한 도구가 됐다." 생산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신뢰를 높였고, 현지 바이어들도 이 콘텐츠를 활용해 판매망을 확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캄보디아 현지 다문화가정 후원 '나눔 실천'
사업 성과 못지않게 서 대표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나눔’이다. 그는 캄보디아 프놈펜 전시회 참가를 계기로, 캄보디아 다문화가정 주부들을 위한 건강 교육 행사에 자사 인삼 음료를 정기 후원하고 있다. 이들 가정 자녀들로 구성된 어린이 합창단 ‘라온제나’(단당 옥해실)에도 수삼 음료를 후원하며,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열심히 벌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게 저의 소망입니다. 아이들이 무대에서 힘차게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 인삼으로 꾸는 꿈이 단순한 사업을 넘어선 의미를 갖는다는 걸 느낍니다.“
이 같은 지역사회 공헌은 단순한 기업 홍보를 넘어, 금산몰이 글로벌 유통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어린시절 어려움 딛고, 두 자녀는 든든한 버팀목
서 대표는 어린 시절 학업에 어려움을 겪었고, 청소년기에 가족을 부양하는 가장 역할을 맡았다. 중학교 때 학업에 어려움을 겪던 그는 금산농업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어린 나이에 가장으로서 가계를 책임져야 했던 그는 ‘빨리 돈을 벌어 어머니를 돕겠다’는 마음으로 사회생활에 뛰어들었다. 고등학교 시절, 관광버스 기사가 되고 싶다는 꿈도 잠시 품었다. 하지만 결국 그는 인삼이라는 길로 접어들었다. 1999년, 인터넷 쇼핑몰이 막 태동하던 시기 그는 독학으로 컴퓨터를 배워 홈페이지를 제작했고, 인삼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는 "사진을 잘 찍는 재능 덕분에 포토샵까지 독학해 제품 사진을 직접 촬영하고 쇼핑몰에 올렸다"며 초창기를 회상했다.
그의 사업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인터넷 쇼핑몰로 주문을 받는 과정에서 대량 주문을 받지 못해 좌절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직접 소규모 제조를 시작하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솥단지와 간단한 홍삼 가공 기계를 사서 소규모 생산을 시작했다. 그렇게 유통과 제조를 동시에 하며 성장해 나갔다.
사업 초기에는 대규모 광고비와 카탈로그 제작비로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지만, 그만큼 빠르게 성장했다. 그는 "매 순간 도전과 실패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멈추지 않고 새로운 길을 찾았다"며 자신의 성장 과정을 설명했다.
"고생도 많았지만, 제일 큰 자랑은 자녀들이 각자 자기 분야에서 잘 자라고 있다는 겁니다. 인삼처럼 뿌리를 깊게 내리고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희망을 얻습니다.“
현재 두 자녀는 모두 독립해 사회에서 자신의 길을 걷고 있으며, 서 대표는 이들이 자신의 삶의 가장 큰 성과라고 자부한다.
500억 매출과 글로벌 유통기업 도약 목표
금산몰은 현재 홍삼정과, 고려삼, 인보삼 병·캔 음료 등 38개 제품을 전문 OEM 업체와 협력해 생산하고 있다. 숙취 해소 음료, 당뇨 기능성 식품도 중부대학교 및 금산인삼약초산업진흥원과 공동 연구 중이다. 서 대표는 연매출 400억에서 500억 원까지 확대하고, 지역 농가와 상생하는 글로벌 유통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중장기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금산몰의 주력 수출국은 베트남, 미국, 중국, 영국, 멕시코 등 약 15개국에 달한다. 러시아에도 한때 수출했으나 현재는 정세가 불안정해 잠정 중단된 상태다.
"10년 뒤에는 금산 농민들과 함께 성장하며 한국 인삼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는 기업으로 자리 잡고 싶습니다. 인삼은 제 인생이고, 세계인의 건강을 책임지는 에너지 음료로 키울 겁니다. ‘박카스 같은 브랜드’를 만든다는 꿈을 반드시 이루고 싶습니다.“
서 대표는 자신만의 핵심 역량을 ‘열정’으로 꼽는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 누구의 도움 없이도 즉시 실행에 옮기는 성격이다. "돈이 필요하면 자금을 마련하고, 제품 디자인이 부족하면 새롭게 연구소를 찾아가 수정하며, 해결책을 만들어 갑니다. 시작하지 않으면 과정 자체가 올 수 없습니다.“
금산몰의 성공은 단순히 ‘홍삼’이라는 전통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도전과 열정, 그리고 끊임없는 현지화 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을 증명한다. 서병훈 대표의 행보는 많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 귀감이 되고 있다. 그의 땀과 열정이 담긴 인삼 한 뿌리 한 뿌리가 세계인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그날까지, 금산몰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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