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픽] 싱가포르, 자체 기술 없이 AI 최상위…해법은 파트너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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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5-08-18 11:19본문
'AI·ICT 브리프' 분석…"빅테크와 전략적 파트너십 설계 능력 강점"
"글로벌 기업과 전영역 경쟁보다 한국 강점 영역에서 차별화된 역할 필요"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싱가포르가 자체적인 인공지능(AI) 기술을 갖지 않고도 AI 도입 지수에서 글로벌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비결은 글로벌 기업과 전략적 파트너십 설계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서로 다른 철학을 가진 빅테크들이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싱가포르 AI 도입을 성공시킨 사례는 한국이 미국·중국의 AI 패권 경쟁 구도에서 제3의 길을 모색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됐다.
18일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AI·ICT 브리프' 최신호는 '싱가포르, 글로벌 기업들의 풀스택 AI 허브로 부상'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싱가포르의 글로벌 빅테크를 적절히 활용한 AI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가 인용한 세일즈포스의 2024년 국가별 AI 지수에서 싱가포르는 1위 미국(39.7점)에 이어 26.5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영국, 캐나다, 독일, 한국이 뒤따랐고 중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싱가포르는 시장 조사 업체 카운터 포인트 리서치가 전 세계 주요 100대 도시를 대상으로 AI 도입 현황을 분석한 '2025 전 세계 AI 도시 지수'에서도 1위에 오른 바 있다.
보고서는 "싱가포르는 AI 법제-활용-투자 유치 기반이 잘 정비된 테스트베드형 AI 도입 국가로 AI를 실제 환경에 도입하는 실증 플랫폼 등에서 강점을 나타낸다"고 평가했다.
AI 혁신을 잘 설계하고 빠르게 도입하며 글로벌 기업과 함께 검증하는 실행력이 우수한 반면 원천 기술 R&D와 자생적 창업 확산 등 혁신을 직접 창출하는 구조는 약한 것으로 지적됐다.
싱가포르는 2023년 국가 AI 전략 2.0(NAIS 2.0)을 발표하며 AI 규제 프레임워크 아래 글로벌 테크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투자·자본 환경 마련, 인재 유치, 공공 및 민간 실증 모델 개발에 나서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데이터센터 전력·부지 인센티브와 정책·보조금 패키지, 기술 인재 확보, 중립적인 지정학 위치라는 강점을 갖춘 데다 싱가포르에서 사업을 확장하면 동남아 전체에 초저지연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어 빅테크들엔 풀스택 AI 허브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실제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IBM, 아마존웹서비스(AWS), 메타 등이 싱가포르를 AI 전략 허브로 활용하면서 네트워크 엔지니어, 정보기술(IT) 시스템 전문가, 설비 운영자 등 전문 기술 직종의 수요가 지속해 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싱가포르 맞춤형 멀티모달 AI 모델 머라이온(MERaLiON)을 공동 개발하고 애저 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한 국가급 대규모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AWS는 2024∼2026년 매년 5천명의 AI 인재 양성 목표를 설정해 난양이공대 등을 중심으로 실무형 인력을 키우는 중이다.
보고서는 ▲ 민간 벤처캐피털 의존도를 낮추고 정부가 직접 리스크를 분담하는 형태의 딥테크 투자 모델 ▲ 기업 운영 환경이 예측할 수 있고 기업 친화적 세제·지적재산권(IP) 보호 체계 등을 갖춘 점 ▲ 고용 연계 없이도 고급 기술 인재가 자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비자 제도 등도 싱가포르 AI 도입의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아울러 자국 내 중소기업만을 위한 환경이 아니라 글로벌 기술 기업이 정부의 디지털 전략에 참여하도록 유인하는 협업 플랫폼인 싱가포르형 샌드박스도 조명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기업들의 전략과 국가 정책을 처음부터 통합 설계하는 능력이 단순한 기업 유치나 지원보다 더 중요한 경쟁 요소일 수 있다"며 "전 영역에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려는 전략보다 한국의 고유한 강점 영역에서 차별화된 역할을 정립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한국의 IT 서비스 산업과 글로벌 제조업체들과 네트워크를 새로운 가치 창출의 핵심 자산으로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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