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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패권전쟁] ② 세계 1위 AI 준비국 싱가포르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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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6회 작성일 25-10-27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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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전략 전환·빅테크 협력·공공 주도 성장

규제는 유연하게…교육은 전 국민 대상으로

(싱가포르=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제주도보다 면적이 작은 나라가 인공지능(AI) 준비 평가에서 최상위권에 올랐다면 믿을 수 있을까.

그 주인공은 바로 싱가포르로 자국산 초거대 생성형 AI 플랫폼이나, 반도체 챔피언 기업은 없지만 일관된 장기 전략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싱가포르는 민첩한 정책 조정, 빅테크와 전략적 협력, 공공부문 선도, 유연한 규제와 교육 투자로 AI 시대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스마트 국가'를 추구하는 싱가포르
'스마트 국가'를 추구하는 싱가포르

[챗GPT 생성. 재판매 및 DB 금지]

◇ 챗GPT 등장 1년여만에 국가 AI 전략 재정비

싱가포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각국의 AI 대비 수준을 정량적으로 평가해 발표한 '2024 인공지능 준비도 지표'(AIPI·AI Preparedness Index)에서 0.801로 174개국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AIPI는 ① 디지털 인프라 ② 혁신과 경제통합 ③ 인적 자본과 노동시장 정책 ④ 규제와 윤리 등 4개 축을 평가해 산출한 지표로, AI가 경제 전반에 통합되고 확산할 수 있는 정도를 보여준다.

이런 성과를 거두기까지 싱가포르는 부단히 페달을 밟아왔다. 2014년 '스마트 국가 이니셔티브'를 시작으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핀테크 등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민첩하게 대응해왔고 AI가 부상하자 2019년 11월 '국가 AI 전략'(NAIS) 1.0을 마련했다.

NAIS 1.0은 싱가포르 전역에 고속 연결망과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운송 및 물류·시정(市政) 서비스·헬스케어·교육·국경 심사를 5대 국가 프로젝트로 선정해 AI 시스템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다 2022년 11월 등장한 챗GPT가 판도를 바꿨다. 싱가포르는 생성형 AI를 그저 '좋은 기회'로 여기는 데 그치지 않고 '필수적인 인프라'가 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1년여 만인 2023년 12월 NAIS 2.0을 발표했다.

NAIS 2.0은 "공익을 위한 AI"라는 표어 아래 AI의 혜택을 전 국민에게 확산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10억 싱가포르달러(약 1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AI 전문가를 2030년까지 1만5천명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이 같은 전략적 대응은 싱가포르 정부가 AI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가 됐고, 기업과 연구기관의 참여를 끌어내 산·학·연이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의 기틀을 만들었다.

이미지 확대인공지능 준비도 지수(AIPI) 상위 15개국
인공지능 준비도 지수(AIPI) 상위 15개국

[클로드 생성. 재판매 및 DB 금지]

◇ 빅테크와 전략적 협력…자립형 모델 개발 병행

싱가포르는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 거대 기술기업을 전방위로 유치하며 최신 AI 기술을 먼저 사용해보는 '테스트베드'로 거듭났다.

AI 원천 기술 개발에 천문학적 자본을 쏟는 미국·중국 기업 등과 경쟁하는 대신, 검증된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매력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그들로부터 기술과 노하우를 배우겠다는 전략이다.

싱가포르가 유치한 외국 기업들은 싱가포르 국립대(NUS), 과학기술연구청(A*STAR) 등 국내 기관과 손잡고 인재 양성, AI 인프라 조성 등에 투자하며 선순환 구조 구축에 일조했다.

MS와 NUS는 AI와 컴퓨팅 분야 공동 박사 학위 지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오라클은 싱가포르에 'AI 우수센터'를 두고 기업 대상 AI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기업인 알리바바도 난양공대와 AI 기반 서비스를 개발하는 공동 연구소를 운영하고, 화웨이는 AI·클라우드 오픈 랩을 열어 학계·기업·정부의 AI 실험을 지원한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법에는 한계가 있다. 빅테크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기술 종속 위험이 커진다.

공급자가 가격을 인상하거나, 사용 조건을 변경하면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 기업이 속한 국가 정책이 바뀌면 하루아침에 모델 접근이 차단될 수 있고,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이 격화하면 외교적 갈림길에 서야 할 수도 있다.

싱가포르도 이 한계를 인식하고 자생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씨라이언'(SEA-LION), '머라이언'(MERaLiON)과 같이 동남아시아의 언어적, 문화적 특수성을 반영한 자체 AI 모델 구축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미지 확대AI 싱가포르가 개발한 SEA-LION 연혁
AI 싱가포르가 개발한 SEA-LION 연혁

[AISG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공공부문 먼저 시험…AI 도입하며 규범 확립

싱가포르는 정부기술청(GovTech)을 중심으로 공무원 전용 AI 챗봇 비서 '페어'(Pair) 등을 출시하며 공공부문의 AI 도입을 선도하고 있다.

페어는 상용 대형언어모델을 정부 보안 체계와 접목한 서비스로 이메일·보고서 작성, 자료 조사, 아이디어 도출 등의 업무를 지원한다. 2025년 2분기 기준 공무원 15만명 중 3분의 1이 페어를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누르 샤히다 디지털 개발 및 정보부(MDDI) 산하 국가AI그룹(NAIG) 정책전략국장은 싱가포르가 민간 부문보다 반응속도가 느린 공공부문에 AI를 신속하게 도입할 수 있었던 것은 위험도에 따라 차별화된 접근법을 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페어의 경우 MS와 서비스 보안 협약을 맺어 기밀 정보가 부처 밖으로 새지 않도록 했으며, MS조차 접근할 수 없도록 차단했다. 이러한 보안 체계 덕분에 공공부문 전반에서 페어를 안전하게 도입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반면 의료와 교육같이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분야에는 보수적이고 견고한 접근이 필요하다. 세밀한 평가와 위험 완화 장치, 분야 특화 정책 등을 마련하는 데 시간을 들인다는 게 샤히다 국장의 설명이었다.

이렇게 정부 안에서 AI 활용 경험을 쌓은 싱가포르는 국제 무대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AI 거버넌스와 윤리 논의가 있을 때마다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싱가포르는 2024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AI 거버넌스 가이드를 마련하고, 2025년 AI 안전 연구 우선순위에 관한 싱가포르 컨센서스를 발표하는 등 AI 규범 확립을 위한 국제 논의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싱가포르 공무원 전용 AI 챗봇 비서 '페어'
싱가포르 공무원 전용 AI 챗봇 비서 '페어'

[싱가포르 정부기술청 제공. 재판매 및 DB[012030]금지]

◇ 통제보단 적응…규제는 유연·교육은 광범위

싱가포르는 AI를 포괄적으로 규제하는 법을 만들지 않았다. 기술 발전 초기 단계에서 규제를 밀어붙이면 혁신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AI의 안전한 개발과 사용을 위해서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점도 인식하고 있다.

이에 기업이 스스로 준수할 원칙을 제시하는 데 공을 들였다. 투명성, 공정성, 안전성 등을 담은 '모델 AI 거버넌스 프레임워크'(MGF), 그리고 원칙 준수 여부를 검증하는 소프트웨어 'AI 베리파이'(AI Verify) 등을 출시했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기업이 최소한 넘어서는 안 될 기준선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규제의 전 단계 역할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AI를 '통제할 대상'이 아닌 '익혀야 할 도구'로 간주한다. 규제를 최소화하는 대신, 모든 국민이 AI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에 정책 역량을 쏟아붓는 이유다.

정보통신미디어개발청(IMDA)은 교육부와 협력해 2025년부터 '코드 포 펀'(Code for Fun) 프로그램 안에 'AI 포 펀'(AI for Fun) 모듈을 신설해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은 스마트 로봇이 무엇인지 배우고, 외부 신호에 반응하도록 훈련하는 실습 활동을 한다. 또 편향성, 환각 같은 생성형 AI가 내포한 위험성과 AI가 생성한 콘텐츠를 다른 자료와 대조 검증하는 것의 중요성도 학습한다.

노년층이 AI 기술에 익숙해질 수 있는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IMDA의 SG 디지털사무국(SDO)은 커뮤니티 센터와 공공 도서관 등에 30곳이 넘는 SG 디지털 커뮤니티 허브를 운영하며 생성형 AI를 포함한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어르신에게 가르친다.

이미지 확대'AI 포 펀' 수업 듣는 싱가포르 초등학생들
'AI 포 펀' 수업 듣는 싱가포르 초등학생들

(싱가포르=연합뉴스) 알렉산드라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AI 포 펀'(AI For Fun)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2025.10.27 [싱가포르 정보통신미디어개발청(IMD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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