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베트남 노하우'로 美진출…한세, C&T서 '탄소 제로'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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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3회 작성일 25-11-03 13:45본문
태양광·바이오매스 활용해 오염산업을 '친환경 공장'으로 탈바꿈
과테말라에도 수직계열·친환경 모델 이식해 선진국 시장 본격 공략
(동나이[베트남]=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베트남의 경제 중심지 호찌민 북쪽으로 90㎞가량 떨어진 빈푹성 민흥 산업공단에 자리 잡은 한세실업[105630]의 C&T(Color&Touch) VINA(비나) 현지 공장.

[한세실업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현지 교통 사정에 따라 호찌민 중심지에서 차로 2시간 30분에서 3시간 정도 걸리는 곳이다.
글로벌 의류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인 한세실업은 지난 2013년 원단 염색과 워싱 전문인 이 회사를 인수했다. 이후 확장을 거듭해 약 9만8천300평 부지에 원단을 직접 생산하고 봉제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했다.
베트남 현지에 편직단지까지 조성해 직접 원단을 만들고, 염색해 봉제공장으로 출고하는 생산 라인을 조성한 것이다.
여기에 신설 법인 C&T G-TECH(테크)를 세워 가먼트다잉, 워싱 등 후가공도 진행하고 있다. C&T 공장에서는 하루에 15만㎏, 티셔츠로 환산하면 45만장 생산이 가능하다.
염색 공장은 대표적인 환경오염 유발 산업으로 통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70∼1980년대 반월·시화 산업단지 등을 중심으로 번성했으나, 규제 강화로 200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외국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한세실업이 베트남에 생산 기지를 조성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방문한 현지 공장에서는 염료의 독한 냄새나 폐수 방출 등 과거와 같은 오염 배출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한세실업은 오는 2027년까지 탄소 배출 60%·용수 사용 50%·전기 사용 15% 절감을 목표로 친환경 설비를 적극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김영조 C&T 이사는 현지 설명회에서 "요즘 바이어들은 생산 공장이 친환경적으로 운영되는지 가장 많이 살펴본다"며 "오늘이 가장 힘들다고 할 정도로 시장이 빨리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에 있는 한국 공장으로는 최초로 친환경 건축물 인증인 '리드'(LEED)를 획득해 사무실 한쪽 벽이 관련 인증서로 빼곡했다.

[촬영 안용수]
특히 지난해 12월 가동을 시작한 C&T VINA 제3공장은 한세실업의 친환경 전략이 집약된 곳이다.
우선 이달 태양광 발전 설비 탑재가 완료되면 전력 사용량의 16∼20%를 태양광으로 대체하고, C&T 1·2공장까지 확대를 검토할 방침이다.
또 의류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용수의 80%가 원단 염색과 마감에서 발생하는 만큼 빗물을 산업용으로 재사용하는 빗물 저장 시스템과 역삼투압 방식(Reverse Osmosis·RO) 등을 이용해 폐수를 재활용하고 있다.
실제 시설에서 처리 중인 오·폐수에 코를 가까이 가져갔지만, 화학약품 냄새는 나지 않았다.

[촬영 안용수]
여기에 염색기 액비 조절을 통한 용수 절감 기술 등을 도입해 물 사용 자체도 대폭 절감하고 있었다.
이 밖에 C&T VINA는 한 해 3모작을 하는 베트남에서 풍부한 왕겨를 펠렛 형태로 만들어 연료로 사용하는 등 바이오매스를 활용해 석탄 연료 대비 탄소 배출량을 92% 줄이고 있다. 이 때문에 연료 저장 창고는 흡사 곡물 보관소와 비슷하다.

[촬영 안용수]
한세실업은 이를 기반으로 더는 염색공장 허가를 내주지 않을 만큼 규제가 강화된 베트남에서도 공장을 계속 운영하며 사업 실적을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훈 C&T VINA 법인장은 "오는 2027년까지는 석탄을 사용하지 않는 공장을 만드는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갭과 올드 네이비, 무인양품, 월마트, 타깃, H&M 등 환경 문제에 까다로운 유명 글로벌 대기업을 바이어로 확보해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공략할 수 있게 됐다고 한세실업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C&T 공장의 매출이 지난 2023년 1천573억원에서 지난해 1천794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2천억원(2천139억원)을 넘어 내년 2천760억원, 2027년 3천450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한세실업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세실업은 베트남 사업을 발판으로 과테말라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미차토야 퍼시피코 산업단지 내 약 50만㎡의 부지에 내년 3분기에 복합 단지를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방적부터 봉제까지 전 과정을 수행하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고, 친환경 공장을 조성해 가격과 품질, 공급망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미국의 상호관세 벽을 넘겠다는 것이다.

[한세실업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염색 분야에서는 베트남에서 쌓은 기술력을 투입할 예정이다.
바이오매스 연료를 사용하는 '친환경 보일러', 최적화된 염색 공정과 RO 시스템 등을 통해 환경 영향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또 품질 관리(QC) 공정에 인공지능(AI) 카메라를 도입해 최종 검사 시 원단 불량을 실시간으로 감지 및 기록해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감소할 계획이다.
한세실업은 이를 통해 과테말라 공장 매출을 가동 첫해 345억원, 오는 2027년 690억원을 각각 달성하는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aayy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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