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윤 칼럼] 캄보디아 코참, 왜 이렇게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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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8회 작성일 25-12-06 16:32본문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 가지 말라”는 말은 흔히 섞이지 말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지금 캄보디아 현실은 한 문장으로 설명하기에 너무 복잡하다. 굳이 흑백논리로 볼 문제는 아니지만, 양측의 문제를 들여다보면 백로나 까마귀 어느 한쪽에만 있지 않다. 백로의 자만심, 까마귀의 선 넘는 행동, 그리고 이를 조율해야 할 공동체와 시스템의 부재가 겹겹이 쌓여 혼란을 만들었다.
민주주의라는 원칙에서 보면 ‘자칭’ 백로들의 책임이 더 크다고 볼 것이다. 백로는 “나는 깨끗하다”는 자기 확신에 사로잡혀 정작 중요한 순간에 손을 떼 버린다. 민주주의의 가장 기초인 투표조차 외면하고, 경선을 통한 정당한 대표 선출이라는 최소한의 정치적 절차조차 귀찮아하는 듯하다. 현실 참여를 ‘더러움’으로 착각하며 멀찍이 서 있는 것이다.
반면 까마귀는 이 빈틈을 놓치지 않는다. 정치적 영향력을 이용해 자기 편의 문제를 덮고, 규범을 넘어 힘을 행사하며 공동체 질서를 흔든다. 결국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처럼, 백로의 무관심이 만든 공백을 까마귀가 채우는 모순적 구조가 형성된다. 그렇게 키워진 문제가 현재 캄보디아의 범죄 단지를 만들어 냈다. 필리핀에서도 과거 조직폭력배 출신 한인이 한인회장에 당선된 사례는 우연이 아니다. 해외 교민사회의 질서가 무너지는 조짐은 오래전부터 나타났고, 그 자리를 조직폭력배 세력이 차지했다.
이 세력을 등에 업고 누군가는 온라인 사기 집단을 키우고, 누군가는 단체장을 하며 서로 상부상조해 살아왔다. 자칭 백로들은 이런 현실을 외면하며 살아왔다. 이제 시간이 지나, 누군가는 건강 악화로 자리를 내주고, 누군가는 조직폭력배 수사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교민들의 말에 의하면 큰소리치던 그 큰형님에게 “용돈 상납하는 동생들이 거의 없다”고 한다.
다들 쉬쉬하면서 알고 있기는 하지만, 소위 말하는 대가성 용돈을 준 사람들의 명단과 금액도 다 드러났으면 좋겠다. 큰형님을 동원해서 총회에 개입하고 용돈을 상납하고 이게 정상적인 사회인지 모르겠다. 조직폭력배들이야 그렇다 쳐도, 그들을 이용하고 돈을 주는 서람들의 정신 상태가 정말 이상하다.
한캄상공회의소(코참)는 최근 1년 동안 심각한 리더십 붕괴, 대사관과의 관계 악화, 회원들의 분열이라는 혼선을 동시에 겪었다. 많은 사람이 이를 ‘남의 일’로 치부했지만, 결과는 공동체의 기반을 분명하게 흔들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제 단체가 흔들린 것은 특정 리더 한 명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의 무관심이 만들어 낸 결과다.
내홍은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상황이 바뀌었고 새로운 지도부가 나서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코참이 바로 서고, 교민 사회의 질서와 경제적 대표성을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 교민 스스로 참여하는 것이다, 특히 경선과 투표로 참여해야 한다. 12월 17일 정기총회는 단순한 회장 선출이 아니라 공동체 주권을 되찾고, 리더십의 정당성을 세우며, 조직폭력과 무질서, 소문 정치에 종지부를 찍는 순간이 되어야 한다. 교민 경제 공동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하는 분기점이다.
코참 구성단체들은 눈치 보거나 미적거릴 시간이 없다. 코참 회원사들이 민주적 경선을 통해 회장을 선출할 수 있도록, 회장 후보를 내고 모든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 구성단체 지도부는 적극적으로 절차를 보장하고, 투명성과 공정성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야만, 교민 사회 전체가 신뢰를 회복하고 공동체 재건의 길을 걸을 수 있다.
조직폭력배의 그림자를 과장해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폭력적 세력은 결국 사라지고, 수사는 진행되며, 시간이 지나면 정리될 문제다. 문제는 그들이 아니라, 우리의 침묵과 방관이다.
백로처럼 “더러워지고 싶지 않다”는 핑계로 멀리서 지켜보기만 한다면 까마귀들이 더 깊이 자리 잡을 것이다. 우리는 또다시 같은 문제를 반복하게 된다. 지금 하지 않으면, 아무도 해주지 않는다. 나쁜 놈들은 정리될 것이고, 혼란은 정돈될 것이다. 하지만 조직을 다시 세우는 일은 우리가 직접 해야 한다. 백로의 눈치와 까마귀의 소란을 넘어, 이번에는 교민들이 스스로 움직여야 한다. 코참의 재건과 교민 사회의 미래, 그 선택은 우리의 손에 있다.
필자소개(김대윤)
캄보디아 화장품협회(CCA) 고문
캄보디아에서 왕립법률경제대학교 대학원(사법 전공)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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