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윤 칼럼] 프놈펜 한국국제학교 학예발표회에 비친 ‘국가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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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8회 작성일 25-12-15 09:33본문

프놈펜 한국국제학교의 학예발표회가 12월 11일 프놈펜 한캄협력센터(CKCC)에서 열렸다. 이날 학예발표회는 작은 공연이었지만, 담긴 의미는 결코 작지 않았다. 무대 위 우리 아이들의 몸짓 하나, 손끝 하나에도 교민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외로운 해외 생활 속에서도 아이들이 자신을 자랑스럽게 느끼기를 바라는 마음이 그 박수에 담겨 있었다.
올해 새롭게 중등과정을 개설한 프놈펜 한국국제학교 구양주 교장은 “이 자리가 더욱 뜻깊다”며, “2026년에는 고등학교를 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학교는 부영 이중근 회장의 지속적인 선행과 지원 덕분에 캄보디아 현지에서도 아름다운 학교로 알려져 있다. 한국어와 한국 교육에 대한 현지의 관심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올해 중학교 인가는 받았지만, 내년도 고등학교 교사 모집부터 할 일은 많은데 내년 3월에 정상적으로 수업을 시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여행주의국에 지정돼 근무를 꺼리는 지역이 되었고, 과거 어려운 시절의 소문 때문에 더욱 그런 듯하다.
내년 3월에 학업을 시작하지 못하면 학생들은 또 한 해를 기다려야 한다. 해외에서 한국식 정규교육을 이어가고 싶은 가정에 이 문제는 단순 행정 지연이 아니라, 자녀의 정체성과 진로를 흔드는 중대한 사안이다.
지난 11월 25일에는 재외한국학교 이사장단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해외 교육환경의 어려움을 알렸다. 무상교육의 부재, 과도한 학비, 다문화 가정의 취약성, 학생 감소와 지역 경기 침체 등으로 고착된 문제는 여러 나라에서 반복되고 있다.

연간 5백에서 천만 원이 넘는 학비를 감당 못해 현지 학교로 옮기면, 한국어 교육은 끊어지고 한국문화와의 연결도 희미해진다. 결과적으로 한국 국적을 가진 아이가 ‘한국 교육의 품’에서 벗어나게 되는 모순적인 상황이 벌어진다.
싱가포르 한국학교의 경우, 높은 임대료 때문에 20년 넘게 운동장 하나 갖추지 못한 채 운영되고 있다. 중국의 학교들은 학생 수 감소 속에서도 학비는 오히려 커진다. 이 문제는 어느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해외라는 이유만으로’ 교육권이 축소되는 구조에서 비롯된다.
재외한국학교는 단순히 아이들이 공부하는 공간이 아니다. 해외에서 대한민국의 이름을 걸고 존재하는 가장 상징적인 공동체이자, 한국 기업·외교·문화의 기반을 이루는 ‘작은 대한민국’이다.

현재 약 1만3,000명의 학생과 1,300명의 교직원이 전 세계 한국학교에서 교육 활동을 하고 있다. 이 규모라면, 유치원·초등 무상교육 도입 역시 국가 재정으로 충분히 감당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외 동포사회와 학부모의 헌신만으로 시스템을 유지하는 방식은 오래전에 한계에 도달했다. 이제는 국가가 나서야 한다. 해외에서 한국의 이름으로 운영되는 학교라면, 그 책임 역시 국가가 함께 져야 한다. 고등학교 인가 문제, 학비 부담, 다문화 가정 지원, 운영비 공적지원 등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정책 과제다.

프놈펜 한캄협력센터(CKCC) 무대에서 당당히 선 아이들에게 교민들이 보내는 박수는 단순한 응원이 아니다. 그 박수는 “해외의 작은 대한민국을, 우리 아이들의 교육권을, 이제는 제대로 지켜달라”고 말하고 있었다.
필자소개(김대윤)
캄보디아 화장품협회(CCA) 고문
캄보디아에서 왕립법률경제대학교 대학원(사법 전공)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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