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노래, 깊은 감동으로 한국을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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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회 작성일 25-06-19 10:13본문
“서툰 노래, 깊은 감동으로 한국을 노래하다‘
라온제나 다문화어린이합창단, 아시아한상총연합회 정기총회 무대를 수놓다
- 박정연 재외기자
- 입력 2025.06.1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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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2일 저녁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시안한인회 한상총연 2025 정기총회 축하공연에 나선 라온제나 다문화 어린이 합창단이 감동적인 무대를 선사했다.[박정연 재외기자]](https://cdn.dongponews.net/news/photo/202506/53042_205316_491.jpg)
지난 6월 12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아시아한인회·한상총연합회 정기총회장은 열대 한낮의 열기가 가신 저녁, 다채로운 빛깔의 감동으로 물들었다. 그 중심에는 라온제나 어린이합창단의 특별한 무대가 있었다. 프놈펜 현지 다문화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의 순수한 목소리는 그 어떤 완벽한 공연보다도 진하고 따뜻한 울림을 선사했다.
"여행을 떠나요"의 경쾌한 멜로디에 맞춘 우쿨렐레 연주는 소박하지만 정성 가득한 손길로 시작되었다. 이어 바이올린 선율에 실린 '매기의 추억'은 낯선 땅에서도 변함없는 한국의 감성을 노래했다. 피아노 반주는 다일공동체 진미정 간사가 맡았으며, 무대 뒤에서 아이들을 이끈 서정수, 파우 두 교사의 세심한 지휘는 아이들의 진심을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달했다.
라온제나 합창단의 단장이기도 한 옥해실 캄보디아한인회 부회장은 무대에 올라 "우리 합창단은 노래를 아주 잘하는 합창단은 아니다"라고 솔직하게 말하여 좌중을 웃게 한 뒤,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지만 진심을 담아 이 무대에 섰다"고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그 한마디에 객석은 따뜻한 박수와 격려로 화답했다. 비록 한국어가 서툰 다문화가정 아이들이지만, 그들은 한국의 밝은 미래를 품고 있었다.
'고향의 봄'에 담긴 순수한 진심과 깊은 울림
공연을 감상한 참석자들은 모두 깊은 울림을 느꼈다. 특히 마지막 곡 '고향의 봄'을 함께 부르던 순간은 더욱 특별했다. 아이들의 서툰 발음 속에 담긴 진심은 한 음 한 음 무대를 가득 채웠고, 참석자들은 함께 노래하며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 그 부드럽고 순수한 목소리는 고향의 향기와 따스한 온기로 공간 가득 채워졌고,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빛을 마주한 한 참석자는 "마음이 저절로 찡해졌다"고 고백하며 잊지 못할 감동을 전했다.
류용오 아시아한인회 사무총장(방글라데시 한인회장)은 감동을 감추지 못하고 즉석에서 모금함을 들며 합창단 후원을 결심했다. 양창영 세계한상인총연합회 부회장 또한 "한국의 피를 이어받은 아이들이 한마음으로 한국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서 큰 울림을 받았다"며 "그들이 훌륭한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라온제나 합창단의 성장과 든든한 지원
라온제나 합창단은 캄보디아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 자녀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설립과 운영에 캄보디아한인회가 큰 역할을 해왔다. 정복길 전 씨엠립한인회장이 이사장을 맡아 합창단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2022년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프놈펜을 방문했을 때 대통령 동포 간담회 무대에 초청되어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이 합창단을 꾸준히 지원하는 캄보디아한인회는 2022년 10월 인천에서 열린 세계한인회장대회 '한인회 운영 사례발표회'에서 다문화 아동 대상 문화예술교육 모델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 성과는 아이들이 품은 꿈과 노력이 얼마나 값진지를 증명한다.
아이들은 매주 합창뿐만 아니라 우쿨렐레, 바이올린, 컴퓨터 활용 및 코딩 교육을 받고 있다. 국내 예술가협회와 함께하는 인형극 워크숍과 특별 공연, 그리고 이번 여름방학에는 태권도 여름 캠프까지 예정되어 있어 다방면에서 글로벌 인재로의 성장을 돕고 있다.
따뜻한 손길로 이어지는 후원
캄보디아 동포사회에는 라온제나합창단에 깊은 관심을 가진 기관과 기업이 많다. 핀테크 기업 웹케시 계열사 코사인(대표 설욱환)를 비롯해 케이브 엔터테인먼트(대표 나윤정), 신한캄보디아은행(행장 박희진), 다일공동체 캄보디아지부(원장 석미자), CSC경호경비 전범배 대표 등 다양한 기관이 힘을 보태고 있다. 웹케시는 캄보디아인력개발센터 소속 자원봉사 교사들을 매주 파견하여 코딩 등 컴퓨터 기초 활용 교육을 돕고 있으며, 민주평통 캄보디아지회(회장 문병수)는 매년 라온제나 합창단을 중심으로 다문화가정을 위한 통일교육 야외 워크숍을 지원하는 등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신한캄보디아은행(행장 박희진)은 다문화가정 주부 대상 금융기초교실을 운영한 바 있으며, 학습용 PC를 매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케이브 엔터테인먼트 나윤정 대표는 최근 라온제나 교실에 도서관을 새로 지어주었다. CSC경호경비 전범배 대표는 다문화 어린이들을 위한 든든한 후원자이다. 다일공동체 캄보디아지부 석미자 원장은 매주 직접 만든 빵을 사비로 간식으로 전하며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보고 있다.
비록 아이들의 노래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 속에 담긴 진심과 희망은 누구보다 강렬했다. 한국인의 정체성과 문화를 가슴에 품고 따뜻한 공동체의 품으로 노래하는 이 아이들의 목소리는 그날 프놈펜의 하늘을 가득 메웠다. 그리고 그 울림은 아직도 우리 마음속에서 멈추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번 정기총회는 케이팝으로 무장한 케이브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 미나, 보보, OMG, 원타임, 4EVER 등 인기 가수들과 찬윤 국제학교 학생들의 합창과 기타 연주, 호산나국제학교 학생들의 합창 공연 등 다채로운 무대로 꾸며져 참석자들로부터 역대급 공연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특히 유명 유튜버인 니어리 꼬레가 MC를 맡아 매끄러운 진행 솜씨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더 보이스 캄보디아' 등 TV음악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 황후인도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16년 만에 열린 아시아한인회 한상총연합회 정기총회를 겸한 캄보디아 대회는 지난 6월 14일 성공리에 마무리되었으며, 내년 대회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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