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클락에서 시동 건 ‘김기영’ 리더십…“아시아 한인경제, 이제는 움직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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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0회 작성일 26-03-24 20:08본문
필리핀 클락에서 시동 건 ‘김기영’ 리더십…“아시아 한인경제, 이제는 움직일 때”
필리핀 클락서 아총연·아시아한상총연 제4기 출범
“친목 넘어 실행으로”…아총연, 비즈니스 중심 경제 플랫폼 전환 선언
필리핀 30년 현장 경험…김기영, ‘몸으로 뛰는 리더십’ 강조
2만 한인사회 기반…앙헬레스 지역, 관광·골프·서비스 중심 경제 허브
- 황복희 기자
- 입력 2026.03.20 17:23
- 수정 2026.03.2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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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총연·아시아한상총연 제4기 출범식이 열린 필리핀 클락 행사장에서 김기영 회장이 인터뷰 도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복희 기자] 현지시간 지난 3월19일 오전 1시경 필리핀 클락(Clark) 국제공항에 도착해 출국장을 빠져나오자, 약간 습한 기운의 더운 공기가 코로 훅 들어왔다. 과거 미군 공군기지가 있었던 곳으로, 지금은 필리핀에서 핫하면서 가장 안전한 관광지이자 ‘골프의 성지’로 알려진 클락의 첫 인상은 여느 동남아지역 관광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출국장 입구에 ‘아시아한인회총연합회·아시아한상총연합회 제4기 출범식’ 플래카드가 눈에 띄었고, 김기영 회장을 비롯한 연합회 관계자들이 한밤중 도착하는 참석자들을 직접 맞이하고 있었다. 단체장이 공항까지 나오는 모습은 이례적이었다. “멀리서 오시는데 이 정도는 당연한 것”이라는 김 회장의 시원한 대답에서, 그가 앞으로 이끌 조직의 방향성과 태도를 함축적으로 읽을 수 있었다.
행사장인 퍼스트 클락 호텔까지는 공항에서 차로 10분 거리. 다음날 오후, 한국식 편의점과 한국산 가전이 눈에 띄는 호텔 로비 커피숍에서, 취임을 앞둔 김기영 신임 회장(67)과 마주 앉았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각국에서 모인 한인 리더들의 발걸음이 이어졌고, 로비는 자연스럽게 ‘아시아 한인 네트워크의 축소판’처럼 느껴졌다.
“친목 넘어서야 한다”...아총연의 체질 변화 선언
제4기 회장으로서 향후 조직의 방향성을 묻는 질문에, 김 회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또렷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그동안 아총연이 완전히 의미가 없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솔직히 말하면 1년에 한두 번 모여서 얼굴 보고 인사하는 수준에 머문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방식으로는 지금처럼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서 한인사회가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단순한 친목 단체를 넘어서서, 실제로 비즈니스가 연결되고 성과가 만들어지는 조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는 특히 ‘실행력’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아시아는 더 이상 단순한 시장이 아니라 우리가 기반을 두고 움직여야 할 전략적 공간입니다. 각국 한상들이 서로 연결돼 실제 거래와 협력이 일어나야 하고, 그런 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이 총연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말로만 네트워크를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돈과 사업이 실제로 흐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어려운 한인회를 살리는 조직”...구조적 역할 강조
김 회장은 기존 총연 운영 방식에 대해 비교적 솔직하게 평가했다.
“지금까지는 각 지역 한인회가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한 고민이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현장을 보면 회비조차 제대로 걷지 못하는 한인회도 많고, 조직 유지 자체가 힘든 곳도 상당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총연이 단순히 모임 역할만 한다면 존재 이유가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어 그는 앞으로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앞으로는 총연이 중심이 돼서 어려운 한인회들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단순히 도와준다는 차원을 넘어서,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사업 모델을 연결해주고,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해야 조직 전체가 살아납니다.”
“돈 많은 사람만 하던 구조 바꾼다”...‘김기영’식 리더십
김 회장의 발언에서 인상적인 대목은 ‘조직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의식이었다.
“그동안은 솔직히 재정 여력이 있는 사람이 회장을 맡는 구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방식으로는 조직이 지속가능하게 발전하기 어렵습니다. 앞으로는 돈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정말로 일할 의지가 있고 능력이 있는 사람이 맡을 수 있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몸으로 뛰는 리더십’을 강조했다.
“조직을 맡았으면 자기 시간과 노력, 때로는 비용까지 감수하면서 뛰어야 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자리만 유지하는 식으로는 조직이 발전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는 돈으로, 누군가는 발로 뛰면서 역할을 해야 균형이 맞습니다.”
어떤 때는 나라 안보다 더 정치 공방이 심한 곳이 해외 한인사회다. 이에 대해서도 김 회장은 분명히 선을 그었다.
“한인사회는 봉사와 협력이 중심이 돼야 하는 공간입니다. 정치적 입장으로 갈라지기 시작하면 공동체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단체 내에서는 정치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생각합니다.”
김기영 회장(앞줄 왼쪽에서 네번째)이 아시아한상총연합회(회장 송훈석. 앞줄 왼쪽에서 다섯번째) 관계자들과 출범식 행사장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송훈석 회장 옆(왼쪽에서 여섯번째)은 최종필 필리핀 중부루손한인회장이다. “필리핀은 결코 만만한 시장 아니다”...사업 경험에서 나온 현실 인식
김 회장은 1990년대 중반 필리핀에 진출해 지금까지 사업을 이어온 ‘현장형 기업인’이다. 그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처음에는 지인의 권유로 투자 형식으로 들어왔는데, 예상과 달리 사업이 잘 풀리지 않으면서 결국 혼자 남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여기서 버티며 하나씩 다시 시작하게 된 겁니다.”
이후 식당 사업, 컨설팅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지만, 순탄치만은 않았다.
“한때 600평 규모의 대형 한식당도 운영했는데,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지면서 사업이 완전히 무너졌고. 임대 조건도 급격히 바뀌고, 다시 시작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면서 결국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 그는 회고했다.
그같은 과정을 경험한 만큼 김 회장은 필리핀 시장에 대해 비교적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겉으로 보기에는 기회가 많아 보이지만, 실제로 사업을 해보면 결코 쉬운 시장이 아닙니다. 제도나 환경, 문화적인 차이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 없이 접근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과거에 비해 제도적인 투명성은 많이 개선된 점은 긍정적입니다.”
앙헬레스 한인사회...“관광·서비스 중심 생태계”
인터뷰가 진행된 클락·앙헬레스 지역은 필리핀 내 대표적인 한인 밀집 지역이다.
“이 지역 한인 규모는 대략 1만5000명에서 2만 명 사이로 보면 됩니다. 과거 관광객이 몰리던 시기에는 3만 명 가까이 늘어나기도 했지만, 팬데믹 이후 감소했다가 현재 수준으로 안정된 상태입니다.”
생업 구조도 비교적 뚜렷하다.
“호텔, 골프, 식당, 마사지 등 관광과 연계된 서비스업이 중심이며. 특히 식당만 해도 수백 개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크다”고 그는 전했다.
한국인 방문객도 지역 경제의 중요한 축이다.
“필리핀 전체 기준으로 보면 연간 100만 명 이상의 한국인이 방문하고 있고, 이 지역에도 상당한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고 김 회장은 설명했다.
클락의 치안에 대해서는 듣던대로 김 회장 또한 긍정적인 평가를 보탰다.
“옛 미군기지라는 특성 때문에 출입 통제와 보안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CCTV와 경비 체계가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필리핀 내에서도 안전한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제는 네트워크를 돈으로 연결해야 할 때”
인터뷰 말미, 김 회장은 다시 한 번 ‘경제 플랫폼’이라는 키워드를 꺼냈다.
“지금까지 한인 네트워크는 사람 중심의 관계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그 관계가 실제 경제 활동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농수산물을 해외에 유통하고, 현지에서도 경쟁력 있는 상품을 공급하는 구조를 만들면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공항에서 직접 손님을 맞이하던 모습처럼, 김기영 회장이 이끄는 제4기 아총연·아시아한상총연은 ‘현장’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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